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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작업 중 숨진 잠수사, 형 이름 빌린 '무면허'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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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지난 30일 세월호 선체 절단 작업 도중 숨진 민간잠수사가 형의 이름을 빌린 무면허 잠수사였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관리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31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투입됐다가 숨진 잠수사 이모(44)씨는 잠수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무면허 잠수사로 확인됐다.
대책본부의 신원확인 결과 이 씨는 20년 잠수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잠수사였으나, 이번 수중작업 투입시 본인의 이름이 아닌 친형의 이름을 사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형 이모(46)씨는 잠수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일반인이었고 숨진 이 씨는 한성 살베지 5년, 한국 살베지 10년, 동아수중개발공사 5년 등 20년 동안 수중 잠수작업에 종사한 경력은 있으나 잠수 자격증은 갖고 있지 않았다.

대책본부는 이 씨가 친형을 본인이라고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전반적인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대책본부는 그가 평소 동료에게 유명 야구 선수의 이름과 같은 '이OO'이라고 개명을 했다고 밝히고 다녔다는 이유로 그가 이모(46)씨가 맞다고 했으나 지문 감식 결과 그동안 친형의 이름을 사용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에도 이 씨의 진짜 이름에 대해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범대본에서 파악하고 있는 이름과 병원서 기재된 이름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결국 30일 오후 9시45분께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한 가족들의 확인과 지문 감식에서 이 씨의 신원 및 친형의 이름 사용 여부를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대책본부는 31일 "이 씨가 친형의 잠수사 자격증을 갖고 작업에 투입됐고 해경은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는 일부 지적은 사실과 다르며, 이 씨는 무면허지만 20년 동안 수중 잠수작업 종사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사망사고 발생 이후 잠수업계 종사자들이 그동안 제도화된 자격 검증 절차 없이 업계 관계자들의 소개로 일이 있을 때마다 임시 고용 형태로 일해온 점이 지적되자 대책본부는 자격증 소지 등 잠수사들의 자격 검증, 사전 건강검진, 적응 훈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이중 한 가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씨는 형의 신분을 도용했음에도 잠수사 경력을 쉽게 검증받았고 건강 검진도 그대로 통과했다.

또 인천 해양수중공사에 소속된 이씨는 이번 작업을 위해 임시로 88수중개발에 고용됐으나 88수중개발을 요청한 해양수산부도, 현장에서 잠수사들의 최종 지휘권을 가진 해경도 사고 전까지 이씨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않고 위험 직무에 투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 같은 전 국민적 관심사 속에서 전문 인력 투입에 대한 관리 부실이 현실로 드러나 정부와 대책본부는 이어지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세월호 침몰에 따른 야간 수중수색과 선체 절개 작업은 30일 사고로 인해 잠정 중단된 상태며 31일 재개여부가 검토된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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