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타격으로 당국 개입 불가피" VS "한국 경제 체질개선…충격 적어"
원화는 최근 1년간 11%, 지난달 이후 4.2% 뛰면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31개국 통화 중 가치가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5년 9개월만에 최저치인 1022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16거래일째 종가가 1020원대를 기록중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한국의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소비심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원화가 뛰는 것은 한국 수출업체들에겐 타격이다. 특히 위안화 및 엔화 약세와 함께 진행되는 원화 강세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340개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달러당 1045원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호주 웨스트팩은행의 조나단 캐버나 전략가는 "원화 강세는 기업들의 수출 규모 자체보다 수익성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다만 한국 정부도 환율 하락이 국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강한 원화에 대한 지지점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의 클리프 탠 동아시아리서치 부문 대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충격은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일부 기업들일 것"이라면서 "정부가 우려하는 것에 비하면 원화 상승이 수출에 미칠 악영향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시티그룹은 환율이 1020원을 지지선으로 정책 당국이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JP모건의 버트 고쉐 신흥시장 애널리스트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원화의 매력도가 상승했다"면서 "외환 개입에 따른 의도적 통화 절하는 한국의 이익과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이 26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039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선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975원까지 내려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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