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정몽규(사진)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무보수 경영'을 선언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결단이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GS건설 등기이사이면서 올해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던 사례 외에는 없다.
다른 산업의 경우 최근 실적이 악화된 기업 중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무보수를 선언한 것을 비롯,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 회장이 이렇게 무보수 선언 행렬에 동참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 회장이 오너로서 15년간 경영을 해온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은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자 임직원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해석이다.
올 1분기 2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선언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정 회장은 승부수를 던졌다. 사실 회사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도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실적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더불어 반드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며 다른 사정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경쟁력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코스트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발상의 전환과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밸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을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원가혁신 프로세스 창조를 주문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주택부문 부담이 줄어든만큼 공급을 확대하는 등 핵심사업 역량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부동산 금융의 활용, 운영ㆍ임대사업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심의 해외시장 확대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 회장이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던진 무보수 경영 승부수가 '4강 신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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