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라면 북한 핵 불용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4차 핵실험 저지를 위해 한국 정부가 공을 들여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합의를 꼽을 수 있다.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 등 여러 가지 합의사항이 있지만 이 둘만한 성과에는 비견할 바가 못 된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이 가까운 장래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긍정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의 방한을 차질 없이 준비해 합의된 날짜에 방한 시기를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왕 부장이 지난해 취임 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 자체와 북핵 불용 입장 재확인 등은 핵실험 위협을 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시 주석이 우리 정부 바램대로 북한보다 먼저 방한할 경우 이는 북한에 대한 더욱 더 확실한 경고장이 될 수 있다.
전제조건은 북한에 대한 식량(영양) 지원을 대가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하는 영변 핵 활동 유예(모라토리엄)의 약속,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복귀 등을 골자로 하는 '2.29합의 플러스 알파'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왕 장관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주장한 반면, 우리 측은 비핵화 대화 문제와 관련, '의미 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정부는 그동안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않으며, 북한에 진정성이 있다면 북핵 고도화 차단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그동안에도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였고 이날 회담에서도 양국은 평행선을 달렸다. 외교부는 이날 회담 뒤 낸 보도자료에서 양측 입장을 절충한 문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그것은 "양측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능력 고도화 차단을 확보할 수 있는 의미있는 대화 재개가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이런 인식을 가졌다는 게 상당히 의미있다"고 말했지만 남은 비핵화 대화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한 대화도 지난한 과정이다.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포함해 양자·다자 차원의 북핵 논의가 이어지겠지만 간극을 줄이는 일은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라는 게 외교부 당국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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