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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집단자위권 행보 본격화…정부 "우리 동의없이는 한반도 못와"

최종수정 2014.05.16 09:29 기사입력 2014.05.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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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일본 정부가 집단자위권 행사 방침을 공식화했다. 총리 자문기구인 안보법제간담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계기로 헌법해석을 통해 집단자위권을 도입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올 가을 일본 각의가 만장일치로 도입하기로 의결한다면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국가' 일본은 '남의 나라'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보통국가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셈이 된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 일본 군국주의로 큰 피해를 입은 주변국가들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일본을 겨냥한 군비증강 바람을 불러오는 단초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아베, 헌법 해석 변경 공식화=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자신의 자문기구인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 간담회'(안보 간담회)가 집단 자위권 헌법 해석 변경을 요청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것에 맞춰 정부견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석 개헌' 방침을 공식화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본격화될 연립 여당 내 협의 결과 "헌법 해석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개정해야 할 법제의 기본적 방향을 각의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안보 간담회는 집단 자위권은 헌법 9조가 허용하는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권' 범위에 포함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안보간담회는 집단 자위권 행사 요건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을 받아 ▲이를 방치할 경우 일본 안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공격을 받은 국가로부터 명시적인 지원 요청이 있는 경우 ▲총리의 종합적인 판단과 ▲국회의 승인을 거쳐 ▲제3국 영해 등을 자위대가 통과할 때는 허가를 얻는다는 6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국제법에 따라 일본도 집단 자위권이 있지만 헌법이 인정하는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권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집단 자위권은 행사할 수 없다'는 역대 정부의 헌법 해석을 뒤엎는 것이다. 집단 자위권 헌법 해석 변경은 현행 '평화헌법'의 근간을 이루는 9조를 정식 개헌을 거치지 않고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전수방위' 등을 원칙으로 해온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일대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다. 일본 헌법 9조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는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 개입 우려하는 한국과 중국은 반대=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 행보가 공식화하면서 한국 외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일본이 관련 절차를 완료하고 실제 집단자위권 행사에 나설 경우 동북아 지역 내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강화되면서 역내 안보 지형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에 대해 중국이 반발해서 군비 증강에 나선다면 동북아에서 긴장 수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미일 동맹을 명분으로 한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구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맞물린 대중(對中) 포위전략으로 판단해 반대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역사적 원인으로 군사안보영역에서 일본의 동향은 아시아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에 고도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취한 역사상 유례없는 행보들은 근래 들어 역사 등의 문제에서 보여준 부정적인 동향들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한국에게 중일 갈등은 한반도 안보 문제 해결이 더 요원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정부는 유사시 일본 함정이 한반도 영해에 진입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동의 없이는 한반도에 못 들어온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더라도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하는 등의 사태는 일어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전시작전권을 보유한 미국이 일본의 지원을 요청해 일본 함정이 전격 진입하는 경우다. 한국도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지만 반향이 없을 수도 있다. 재정난에 봉착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동북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으로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을 지지하고 반기고 있으며 주변국의 반발에 눈을 감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 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방문 때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아베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검토를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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