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제재를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은 올 초 대규모 정보유출에 이어 수조 원대의 사기대출, 은행 해외지점의 부당대출 등 대형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 검사ㆍ제재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기존 검사ㆍ제재 관행의 문제점 파악에 나서 리스크 취약부문에 대한 집중점검과 실시간 현장검사가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잠재적 위험요인 사전대응능력 부족과 ITㆍ파생 등 새로운 이슈 대응을 위한 검사인프라 취약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의 기본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근본적 혁신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현미경ㆍ끝장검사 상시화=금감원은 금융사에 대한 검사 강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금융사의 중대한 위법ㆍ부당 행위 발생시 검사 종료일을 지정하지 않고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까지 규명하는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사고다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통해 내부통제 운영실태 뿐 아니라 경영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해 정밀 진단키로 했다. 특히 대형 금융사고와 다수 소비자피해 발생시에는 지난달 신설된 기획검사국을 중심으로 부서별 업무분장의 제한없이 모든 금융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불시 검사도 강화한다. 내부통제 규정과 절차 등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서 실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하는 위법ㆍ부당 행위를 중점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금융회사 내부통제 관련 점검시 원칙적으로 사전예고 없이 금융회사 본점과 영업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점 현장점검 사항은 IT 아웃소싱시 보안규정 준수여부, 영업점에서 사고예방 관련 내부통제절차 준수여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여부 등이다.
종합검사 체계는 정밀진단형 경영실태평가 중심으로 개편된다. 종전 백화점식 종합검사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회사의 경영실태를 정밀진단해 리스크 요인을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사를 평가한 후 항목별 취약 사항을 건강진단표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해 철저한 사후관리와 함께 경영진에 대한 책임부과 근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감사', 역할 못하면 부당행위자와 동일 처벌= 감사 등 내부통제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제재 내용의 공개를 확대하는 등 금융사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위법ㆍ부당행위의 조직적ㆍ반복적 발생 등 감사 소홀이 있는 경우 감사 등 내부통제자에 대해서도 위법ㆍ부당행위를 일으킨 행위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금융사고 유무와 관계 없이 법규에서 정한 기본적인 내부통제 절차나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사 감사가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해 사실상 금융사에서 퇴출하도록 돼 있지만, 지금까지 금융사의 감사가 중징계를 받은 사례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행위자와 준하는 중징계를 내림으로써 감사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에 대한 내용도 확대 공개한다. 금감원은 소비자의 알 권리 제고와 시장규율에 의한 경영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경영유의, 개선사항 등 비징계적 조치도 원칙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경영상 취약성이 있어 경영진의 주의 또는 경영상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물론이고 규정, 제도 또는 업무운영 등이 불합리해 그 개선이 필요한 사항까지도 공개키로 했다. 다만, 금융회사의 경영과 영업상 비밀은 공개 내용에서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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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인ㆍ허가 시스템 구축 = 금융사에 대한 인ㆍ허가 시스템도 개편된다. 인ㆍ허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허가 신청 전 사전협의제를 도입해 운영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인허가 신청자가 인ㆍ허가 기준이나 절차, 처리방향 등을 잘 알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이에 금감원은 인ㆍ허가 신청 전에 신청자와 금감원 담당 실무자, 팀장 등이 참여하는 사전협의회를 개최해 향후 처리 방향과 쟁점사항 등에 대해 협의를 하도록 함으로써 인ㆍ허가 여부와 시기, 향후 절차 등에 대해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ㆍ허가 사항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내 담당자, 팀장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업심사 방식으로 처리키로 했다.


심사 내용이 간단한 인ㆍ허가 사항에 대해서는 약식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그동안 자본금 감소, 지점설치 등 심사 내용이 간단한 인ㆍ허가 사항은 다른 중요 사항에 우선순위가 밀려 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인ㆍ허가 접수 단계에서 심사내용이 간단한 신청 건에 대해서는 약식심사를 통해 신속히 처리될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러 부서에 걸친 인ㆍ허가 업무 처리 절차를 일원화해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슷한 형태의 인허가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금융사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고 금융산업의 활력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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