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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세상을 위로하나"…문화예술의 가치 회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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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누가 우울하고 어두운 세상을 위로·치유할 것인가?" 최근 세월호 참사로 각종 문화축제 및 문화예술 행사, 관광·여가·휴양 등 행복산업이 개점휴업 상태다. 또한 이와 연계된 청소년 문화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등도 전면 중단됐다. 이에 문화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역할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 가운데 문화예술계는 국민 정서생활과 일상성 회복을 위해 생산적인 문화활동, 문화나눔 및 기부에 나설 태세다.

◆문화예술, 국민 애도 '동참'=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28일 "슬픔을 이겨내고, 새롭게 희망의 연대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담담한 추모 속에서 문화예술 공연 및 행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정을 정화하고 위안과 창조를 불러 일으켜 줄 문화예술의 본질을 돌아보자"고 강조했다.
김인희 '발레 STP 협동조합' 이사장(서울발레시어터단장)은 다음 달 서울 강동아트센터 기획 공연 '발레, 아름다운 나눔'을 준비하며 "모든 이들이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발레인의 자발적인 힘을 모아 문화나눔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도 28일부터 오는 5월8일까지 '문학인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작가회의 홈 페이지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추모의 글'을 게재하고 있다. 이어 언론, 인터넷 등에 릴레이 추모시 게재를 시작, 28일 첫번째로 고은 선생은 '이름 짓지 못한 시'라는 시를 통해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얼마나 인간이었던가를 뉘우쳤습니다"라며 통한을 토로했다. 이시영 이사장은 "문화예술활동이 전면 중단됨으로써 공동체의 정서적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며 "모든 이의 슬픔을 달래고 보듬기 위해 애도기간 동안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착한 저작권 굿 ⓒ' 캠페인을 시작, 문화콘텐츠 나눔과 존중을 유도하기로 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착한 저작권 굿 ⓒ' 캠페인을 시작, 문화콘텐츠 나눔과 존중을 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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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저작권위원회 역시 지난 17일부터 저작권단체, 민간콘텐츠기업 등과 ‘착한 저작권 굿 ⓒ’ 캠페인을 시작했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사진)은 "국민 모두 슬픔을 딛고 창조의 원천을 회복하도록 각종 문화예술 콘텐츠를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민족예술총연합은 소속 문화예술단체들과 함께 국민적 슬픔을 나눌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민예총은 28일부터 중앙에서 이사회를 여는 것을 계기로 각 지역별 논의에 돌입했다. 배인석 민예총 사무총장은 "그간 자발적으로 지역문화축제 등은 취소, 연기했으며 안산지역의 경우 지부 단위로 촛불, 추모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애도기간 이후 전국에서 여러 문화장르를 망라, 위령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발성에 근거한 문화 나눔과 기부 등을 권장,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멈춰 선 문화예술 행사 재개 움직임= 문화예술인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전면, 중단된 활동에 대해 애도기간 및 장례를 거친 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문화창작기반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4, 5월 예정된 지역 축제 중 이천도자기축제, 가파도 청보리축제, 한라산청정 고사리축제, 해미읍성전통문화공연, 태안군 주꾸미축제 등 80개가 취소됐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 울산고래축제,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천·중국문화관광페스티벌 등 35개가 연기됐으며 부산연등축제, 낙동강유채축제 등 21개가 축소됐다. 5월 이후에 진행되는 축제 역시 취소, 축소가 속출했다. 오는 7월 예정인 안산국제록페스티벌은 이미 취소됐다. 이런 분위기는 5월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지역 축제는 총 756개다. 분야별로는 ▲문화예술형 248개 ▲ 특산물 183개 ▲전통역사 106개 ▲생태자원 74개 ▲전통 민속 18개 ▲지역특성화 8개 ▲문화관광 22개 ▲경영ㆍ산업ㆍ주민화합 5개 ▲기타 82개 등 문화예술 중심으로 한 축제가 대부분이다. 지역특화산업 관련 축제라해도 내부 프로그램은 대부분 문화행사로 이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축제는 문화생산기반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문화공연 및 축제가 전면 중단돼 지역산업과 함께 문화예술, 관광휴양산업 등이 위기에 봉착했다. 일례로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이천도자기축제의 경우 작년 외국 관광객을 비롯해 유료 입장객 8만1571명, 무료 입장객 2만9481명 등 11만1052명이 방문했으며 요식업 및 숙박, 도자기 판매 등 직접적인 지역 수익이 5억원에 달한다.

이천도자기축제의 경제파급효과는 연간 3300억원으로 추정될 만큼 지역경제에는 절대적이다. 이번 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직접적인 수익은 물론 연간 매출 500억원 규모인 지역도자기산업이 크게 약화될 처지다. 따라서 각종 문화축제는 국민 정서생활은 물론 지역경제 및 문화예술산업 창작기반, 청소년 교육·체험과도 연관돼 있어 조속히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강태규 뮤직팝 대표는 "각종 문화축제 및 문화예술 행사가 단순한 위락이 아닌 만큼 국민 정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안·우울한 이들과 사회적 약자를 돕는 문화예술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문화예술의 공유가치를 살리고, 나눔을 적극 실천함으로써 힘든 현실을 이겨내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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