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철벽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가 생애 세 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고지를 눈앞에 뒀다.
카시야스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 무실점으로 선방해 1-0 승리에 일조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점유율(28%-72%)과 슈팅수(9-18)에서 뮌헨에 일방적으로 밀렸으나 수비를 굳히고 역습하는 전략이 성공했다.
올 시즌 카시야스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쟁자인 디에고 로페즈(33)에 주전 자리를 내줘 정규리그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대신 챔피언스리그와 코페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등 토너먼트 경기에 주로 출전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야신상을 받은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은 지난해 10월 24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카시야스는 반응 속도가 뛰어나고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며 "그런 훌륭한 선수가 정규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는 건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153경기를 뛰며 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2010년)하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2008, 2012년)에 오른 관록은 숨길 수 없었다. 국왕컵 일곱 경기에서도 한 골만 내주며 팀이 3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지난 2월 27일 샬케 04(독일)와의 16강 1차전(6-1 승) 원정경기에서는 구단 역대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도 세웠다. 후반 추가 시간 샬케의 만회골이 나오기 전까지 90분을 무실점으로 버텨 지난해 11월 28일 갈라타사라이(터키)와의 조별리그에서 후반 38분 한 골을 허용한 이후 952분 동안 무실점 경기를 했다. 스페인 축구를 통틀어 보면 1991년 3월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아벨 레시노(54·은퇴)가 세운 1275분에 이어 2위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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