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청춘들이 배와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우리는 눈뜨고 지켜봐야 했다. 가슴이 미어진다. 학생들이 수학여행 등 단체집회 중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두 달 전에도 경주 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대학생 등 10명이 숨졌다. 지난해 고등학생들의 해병캠프 사고도 있었다. 언제까지 이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되풀이될 것인지 답답하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대처는 허술했고 시종 허둥댔다. 중앙재난안전본부는 사고 초기에 368명이 구조됐다며 큰 인명피해가 없을 것처럼 발표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실종자가 29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적인 승객 숫자도 파악하지 못해 종일 오락가락했다.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나 배가 침몰하는 시간 동안 집중적인 구조에 나서지 못해 결과적으로 참사를 키웠다. '안전'을 중시한다는 박근혜정부의 위기대처 능력이 고작 이 정도인가.
사고 경위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쪽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었다는 게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전날 밤 늦게 출항한 배가 운항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항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 과정에서 무리한 급회전을 하는 바람에 묶어 놓은 화물이 풀리며 한쪽으로 쏠리자 여객선이 복원력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좌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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