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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上>VN지수 600 '축포' 베트남 개미 돌아오나

최종수정 2014.04.15 18:07 기사입력 2014.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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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30% 올랐다, 다시뛰는 호치민 월街

꽃보다 주식 3.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 [3]베트남<상>
9000만명 중 52%가 경제활동인구·年 5%성장 ‘무한 잠재력’
증시 거래대금 1년새 두배로…2016년 파생상품시장 열리기도


베트남 주식투자자 동향

베트남 주식투자자 동향


[호찌민(베트남)=구채은 기자] "무아 마 나오 티 쎄 커 러이?(어떤 주식을 사야 할까요?)"
2014년 3월 20일. 호찌민 시내 응엔꽁쯔가에 터를 잡은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 3층 객장. 오전 10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대형 주식 시세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투자자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다.

베트남 주식시장이 다시 불붙고 있다. 베트남 VN지수가 2007년 하반기 1100포인트에서 2009년 235포인트까지 폭락한 지 5년만이다. 올해 초 504.63에서 시작해 지난달 20일 600.26으로 100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신흥국 증시가 미국 테이퍼링 악재로 주춤하고 있지만 VN지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머징 마켓의 뭉칫돈들이 다시 베트남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박안비안 KIS베트남 시황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에서 애널리스트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종목추천을 부탁하거나 리포트를 읽고 궁금한 걸 물어보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리서치센터 직원들은 매일 야근을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주식투자인구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특히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인구 중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은 브로커리지 시장 성장 잠재력으로 거론된다.(출처: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

베트남 주식투자인구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특히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인구 중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은 브로커리지 시장 성장 잠재력으로 거론된다.(출처: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


◆"베트남, 연 5% 성장 등 잠재력 크다" = '127만명'. 지난해 집계된 베트남 주식투자자 수(개설 계좌 기준)다. 이는 전체 인구(9000만명)의 0.1%, 경제활동인구(4750만명)의 2.7%다. 산술적으로만 비교하면 한국의 1993년(199만명) 수준이다. 한국 자본시장보다 20여년 뒤처진 만큼 향후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기준 1960달러로 한국(2만3837달러)의 8.2%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연평균 성장률은 5.14%에 육박하고 있다. 또 전체 인구 9000만명의 52%가 18세 이상 경제활동가능인구다. 아침 6시만 되면 호치민시 출근길은 수십만대의 오토바이들로 북적댄다. 복잡하지만 넘치는 역동성을 거리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주식투자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2008년 55만명에 불과했던 베트남 주식투자인구(계좌 수 기준)는 2010년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1년 117만명, 2012년 126만명, 2013년 127만명으로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자산 증대욕구가 크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거래대금도 곱절로 늘었다. 지난달 18일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2800억원으로 전년 1400억원 대비 두배나 뛰었다.

우영기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본부장은 "그동안 증시가 좋지 않아 '네거티브 마케팅'을 주로 했었는데 올들어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베트남은 현재 '포스트말레이시아', '포스트태국' 수준으로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시장점유율 1위인 HCM증권과 7위인 키맹증권은 모두 외국계 증권사다. 증시 거품 붕괴로 2007년 난립했던 100여개 증권사들은 정리되고, 인가받은 증권사는 90개, 브로커리지 기반 영업을 진행 중인 증권사는 30개 정도다.

시장점유율 1위인 HCM증권과 7위인 키맹증권은 모두 외국계 증권사다. 증시 거품 붕괴로 2007년 난립했던 100여개 증권사들은 정리되고, 인가받은 증권사는 90개, 브로커리지 기반 영업을 진행 중인 증권사는 30개 정도다.


◆"자본시장 겨울잠 깨고 있다"…대어급 IPO 줄줄이 대기 = 베트남 증권사들은 늘어나고 있는 고객을 잡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브로커리지 부동의 1위 HCM증권(12.28%), 7위 키맹증권(4.59%)등은 외국계 증권사이면서도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진출해 있는 국내 증권사인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3곳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KIS베트남은 브로커리지 순위를 25위로 끌어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경희 KIS베트남 법인장은 "진출 당시 0.25%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1.12%까지 끌어올렸으며 올해 목표는 1.6%"라면서 "우리의 선진 노하우를 베트남에 적용, 많은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증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정책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결제시스템이 현재 4일에서 이르면 올 연말쯤 하루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결제속도가 빨라지면 거래규모가 4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오경희 법인장은 "현재 베트남 투자자들은 일일이 '새로고침' 버튼을 클릭해 실시간 매매현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당일결제로 시스템이 바뀌면 세계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HTS를 수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모펀드 시장 출범, 복수계좌 개설 허용과 함께 오는 2016년 개장 예정인 파생상품시장은 기회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소한 자본시장 규모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은 450억 달러 수준. 상장종목은 700개다. 조그마한 펀드 하나가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시장 규모가 좁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대어급 국영기업 여러 곳을 IPO(기업공개)할 계획이어서 자본시장 전체 파이는 한층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팜부귀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장, 박안비안 KIS베트남 시황 애널리스트

왼쪽부터 팜부귀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장, 박안비안 KIS베트남 시황 애널리스트


◆'VN지수 600'을 보는 엇갈린 시선= 600선 축포를 터뜨린 베트남 증시를 바라보는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천천히 조금씩 오르는 게 좋은데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과 '올 연말까지 최대 7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팜부귀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장은 "증시가 두달 만에 30% 가까이 올라 연말에는 더 오르기 힘들 것"이라며 "2001년에도 1월까지 20% 올랐지만 이후 주가는 쭉쭉 빠졌다. 특히 베트남 경제의 기초체력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만큼 튼튼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재료로는 외국인 투자 개방을 골자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약정 시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통과 등을 꼽았다. 그는 "국영기업의 비효율, 외국인 투자 개방 등과 같이 베트남 경제에는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은데 상당부분 지체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풀려야 조금더 긍정적인 증시전망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박안비안 애널리스트는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서 갈 곳 없는 여유자금들이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아직 프론티어 마켓에 속한 베트남이 이머징마켓에 들어가게 되면 650~700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올들어 주식투자를 새로 시작한 사람들이 많고 비나밀크(VinaMilk), 마산(MSN) 등 블루칩 위주로 많이 오르고 있어 증시 전망은 밝다"고 분석했다.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上>덜 성숙한 베트남 투자환경[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下>기로에 선 베트남 "제2 전성기 온다"vs"더딘 개혁 피로감 커"[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下>베트남 진출, M&A냐? 신규설립이냐?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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