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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벌금 50억 내고 대국민 사과…한때는 재벌소리 들었는데 초라한 말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황제노역’ 주인공인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은 ‘인생 새옹지마’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한때 ‘신흥재벌’ 소리까지 들으며 재계 시선을 집중시켰지만 인생의 말년은 초라한 모습이다.

2010년 1월 광주고법에서 조세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벌금 254억원을 판결받고 도피 행각에 나서기 전까지 그는 사실상 ‘작은 왕국’의 주인이나 다름없었다.
한양대 공대를 나온 그는 1981년 광주에서 대주그룹 모태인 대주종합건설을 세웠다. 아파트 사업 진출로 사업을 크게 확장하면서 한때는 대주건설, 대한화재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50위권 그룹으로 성장했다.

외환위기 이후 자금압박을 받던 우량기업을 헐값에 사들이고 제값을 받아 되파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렸다. 2006년에는 자산 5조원대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허 전 회장은 1994년 광주방송을 설립했고, 2003년 광주일보와 리빙TV를 인수하는 등 언론사까지 거느려 영향력을 더욱 키웠다. 그의 집안도 탄탄했다.
부친은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37년 동안 판사로 있었던 ‘향판(鄕判)’ 출신이다. 매제는 광주지검 차장검사, 사위는 광주지법 판사, 여동생은 법무부 산하 교정중앙협의회장을 지냈다.

허 전 회장이 재판을 받게 되자 지역 주요 기관장과 재계 인사들이 선처를 호소한 것은 지역에서 그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격적 경영’이라는 말 속에 가려진 무리한 사업 확대는 아파트 미분양과 조선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대주그룹은 2010년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허 전 회장은 4년의 도피행각을 끝내고 지난 3월22일 귀국한 이후 노역으로 벌금을 대신하는 ‘환형유치’를 선택했다. ‘일당 5억원’의 비상식적인 몸값이 책정된 게 알려지면서 사법부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검찰은 뒤늦게 허 전 회장 은닉재산 찾기에 나섰다.

허 전 회장은 결국 3일 50억원의 벌금을 냈다. 남은 벌금 174억원도 납부하겠다는 계획서를 4일 검찰에 제출하며 국민 앞에 사과하기도 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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