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에서 자문 역할로 위상 낮춰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와 정치권에 규제개혁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규제개혁위원회 위상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규개위 권한을 축소하자는 법안이 나온 것은 19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비례대표)은 최근 규개위 역할을 법정심사기구에서 임의자문기구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2일 "현행 법에서는 정부 부처에서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때 반드시 규개위를 거치도록 돼 있다"면서 "부처 규제입법을 좌우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면서 권한에 걸맞는 책임은 지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부처의 규제입법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규개위가 편향적으로 심사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규개위는 2012년 정부에서 제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대주주적격성심사제도를 삭제한 채 의결했으며 정부 등에서 예산이나 보조금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부패방지법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거부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규개위 결정을 각 부처가 사실상 반드시 따르도록 한 행정규제기본법 14조를 개정해 규개위 의견을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현행법에는 규개위 의결을 받은 행정부처 장이 처리 결과를 위원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행정부 수장이 법제처장에게 규제 강화 내용의 법안 심사를 요청할 경우에도 규개위 의견을 제외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규개위 위상과 직접 관련된 관련법 16조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법제처장에게 신설되거나 강화되는 규제를 포함하는 법령안의 심사를 요청할 때에 그 규제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의견을 첨부해야 한다'고 돼 있다. 김 의원은 문구 가운데 '위원회 심사의견'을 '자체 심사의견'으로 수정해 정부 부처가 규개위 의견을 반드시 따르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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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실 관계자는 "각 부처가 자체심사할 때 필요하면 규개위 의견에 구속받지 않고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규개위의 결정에 따른 규제완화는 국민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영업 관련 규제일 경우 규제 완화로 인한 피해는 다수의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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