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현행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총재는 나아가 "지금의 한은 조직이 통화정책 등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는지도 신중히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열 파괴, 발탁 인사로 압축되는 종전의 인사 방식도 확 달라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돼야할 것"이라면서 "그래야만 직원들이 긴 안목에서 자기를 연마하고 진정으로 은행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경제 구조와 대외 환경의 변화에 상응해 한은의 역할과 책무가 재정립돼야 한다"면서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통'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김중수 전 총재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중앙은행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소통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의 잠재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고 경기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면서 "주요국 통화정책기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및 신흥시장국 경제의 불안 가능성 등 대외적 위험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도 잊지 않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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