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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위안부 문제, 남북은 만나고 한일은 칼끝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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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위안부 문제 해결을 놓고 한일과 남북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으로 맹비난하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남북 민간단체가 7년만에 만나 위안부 토론회를 열도록 접촉을 승인했다.

반면 다음달 중순 국장급 협의를 앞두고 있는 한일 양국은 칼끝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인들의 망언이 이어지고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물밑접촉을 하면서도 “피해배상은 끝났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형국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통일평화위원회(조평통)가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맹비난하는 가운데서도 위안부 문제토론을 하겠다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신청한 대북 접촉 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정대협은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선양에서 ‘남북 해외 여성 공동토론회’를 연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지난 2007년 5월 서울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 북측이 참가한 이후 7년 만이다. 그동안 위안부 피해 실태에 관한 남북 간 정보 교류는 차단된 상황이었다.

토론회에는 윤미향 정대협 대표 등 24명이 참석하며 북측은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 피해자문제대핵위원회 관계자 10명, 중국 일본 관련 단체서도 10여명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일 양국 정부와 한일의 민간단체와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다음 달로 예정된 양국 국장급협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우선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속히 해결하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국장급 협의도 위안부 문제만을 논의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 보상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료됐으며 국장급 협의에서도 위안부 문제 외에 양국 현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말을 일본 흘리고 있다.

또 우리 정부가 일본의 진정성을 의심케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가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상(한국의 교육부 장관에 해당)의 발언이다. 그는 26일 중의원 문과위원회에 출석, “(교과서 검정) 기준에서 정부의 통일된 견해는 현 시점에서 유효한 내각회의(각의) 결정 등으로 표시된 것을 가리킨다”면서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자체는 각의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노 담화’(군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와 ‘무라야마 담화’(식민지배와 침략전쟁 사과)가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자라나는 세대 올바른 역사 인식 가르쳐야 할 문부과학상이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는 정부 견해될 수 없다고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러한 언동이 반복되지 않아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문부과학성 부 대신은 지난 3일 고노담화 수정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나는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을 속이거나 사실을 날조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라면서 "여러분과 생각이 같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가 '날조된 것'이라는 말로 차관급 고위공무원이 공개석상에서 이러한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피해자 배상에 대한 인식에서도 일본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최근 서울의 호텔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있는 ‘나눔의 집’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1995년 만든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이미 한국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60명이 기금을 수령했으며 나머지 할머니에게도 배상할 의향이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국 차원의 배상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끝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눔의 집 관계자는 “피해 할머니들은 고노담화 조차 간접으로 인정한 것으로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아베 총리가 직접 국제사회를 향해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일본 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렇더라도 정부는 일본 정부를 만나 설득하고 국제연대를 통해 압박해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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