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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하다하다 이젠 '부고'(訃告)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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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진화...지인 연락처 털어 부고 돌려 조의금 송금받는 수법까지 등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끝없는 보이스피싱의 '진화', 과연 어디까지일까. 자녀가 사고가 났다거나 납치를 했다며 순진한 시골어르신을 속여 넘기던 시절은 이제 추억의 장면이 됐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각종 제도·정책, 사건·사고나 정치적 이슈 등을 활용해 교묘히 피해자들을 속이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심지어 본인 몰래 지인들의 전화번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훔쳐내 '부고(訃告)'를 돌려 조의금을 송금받아 챙기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인천에 사는 이모(55)씨도 최근 이 수법에 당할 뻔했다. 이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지인들로부터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느냐"는 전화가 쇄도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멀쩡하게 살아 계신 장인어른이 나도 모르게 돌아가셨다니. 알고 보니 그 전화는 이씨의 지인들에게 뿌려진 보이스피싱 문자 때문이었다. 이씨가 빙부상을 당했으니 부조금을 입금하라며 친절히 계좌번호까지 적은 문자를 누군가에게 이씨의 지인들에게 보낸 것이다.
이상하다 여긴 지인이 확인 전화를 해 줘 보이스피싱이란 걸 알게 된 이씨는 부랴 부랴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다. 그는 SNS와 문자 등을 통해 지인들에게 "저의 어머니를 비롯한 기타 가족들은 모두 무고하고 건강하다"며 속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씨는 "누군가 SNS와 유출된 개인 정보 등을 통해 내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며 "하다 하다 이젠 남의 멀쩡한 장인어른의 부고까지 내는가 싶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카카오톡 등 SNS가 보이스피싱의 도구가 되는 사례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최모(29)씨는 최근 SNS에 접속했다가 친구로부터 멀리 출장을 왔는데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그러니 240만원만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처음에는 워낙 가까운 친구라 믿고 돈을 보내려 했지만, 아무래도 이상해 직접 전화를 걸어 보니 친구는 출장을 간 일도 없고 돈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누군가 친구의 아이디를 도용해 SNS에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었다.

정부의 정책에 편승해 사정이 급한 피해자들을 교묘히 속여 넘기는 수법도 등장했다. 최근 서울 서초경찰서는 정부가 개인 부채 감축을 위해 고금리의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는 '국민행복기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인 윤모(42)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20명을 검거했다. 정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활용하는 보이스피싱 조직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에게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대포통장'을 만들라고 한 후 자금 인출·송금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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