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 하얼빈시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화가들이 '안중근 추모 예술전'을 열었다. 지난 1월 19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문을 연 후 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주최가 돼 마련한 행사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 전시회에 한국작가 20여명이 초청을 받아 항일 영웅 안중근을 테마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26일 안중근 서거 104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중한 예술전은 하얼빈시 중국공산당위원회 사무실이 자리한 빌딩 내 '123전시관'에서 개최됐다. 오전 전시 개막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생애, 최근 동북아 정세 및 문화와 관련된 토론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날 축사에서 여수파 작가는 "안중근은 중·한 양국 사람들이 다 앙모하는 항일 영웅이고, 두 나라의 세세대대 우호적으로 왕래하는 기초"라며 "아시아 태평양 각국 사람들이 단결해야 하고 공동적으로 일본 군국주의 극우 세력을 억제해 나가야 한다"고강하게 주장했다. 하 작가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안중근을 기리며 그림을 그리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며 "내년에 이어질 안중근 추모 예술제엔 일본의 양심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하얼빈에 작품을 걸게 된 한국작가 중에는 하얼빈이 고향인 이경수 화백도 포함됐다. 소나무 작가로 잘 알려진 이 화백은 이번에도 굽은 가지의 대담한 소나무를 그렸다. 그는 "일제강점기 동양척식회사에서 논밭을 빼앗긴 민중은 하와이로 북간도로 떠나갔다. 부모님도 그렇게 하얼빈까지 가시게 된 것"이라며 "임진왜란, 병자호란, 또 이토히로부미의 동물적 야심에 스러져간 조선이지만 꿋꿋이 살아남은 민족을 표현하고자 했다. 소나무는 그렇게 우리 마음의 고향"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작가 중 한 명인 임근우 작가는 자신의 '고고학적 기상도'란 작품을 "우리는 검지가 잘린 안중근의 손도장에 익순한 데, 그의 귀한 손을 금손으로 나타냈다"며 "안중근의 손 양쪽으로는 200만년전 원시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나 자신이 자리해 있다. 머나먼 과거와 현재가 안중근의 독립정신을 증명하고 존경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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