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4년, 상인-관리단 갈등 갈수록 커져
지난 14일 찾은 서울 장지동 '가든 파이브' 상인 비상대책위원회 유선화 집행위원장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쇼핑몰이 특히 붐벼야 할 금요일 저녁이지만 가든 파이브 일대는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했기 때문이다. 청계천에서 옷가게를 할 때는 하루에 수백만원의 매상을 올렸다는 그는 2010년 입주 후 4년간 장사다운 장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지금은 생활비도 벌지 못해 아들에게 생활비를 지원 받고 있는 처지에요."
청계천 복원에 따라 이주 상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가든파이브가 개장 5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처음에 서울시가 '대박'을 호언장담했던 것과 달리 가든파이브는 빈 가게가 많고 이곳을 찾는 이들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등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과 관리단 간에도 갈등을 빚고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되는 데다 관리비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매출은 부진하지만 관리비는 인상되고 있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관리비를 체납해 강제집행을 당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기자가 가든파이브를 찾은 이날(14일)에만 여섯 곳의 상가가 강제로 문을 닫아야 했다. 가까스로 강제집행을 면한 상가에도 단수ㆍ단전을 알리는 쪽지가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이에 대해 관리단과 SH공사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가든파이브 관리단 임용태 관리부장은 "가든파이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형 업체의 유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유치에 성과가 있을 경우 MOU 단계에서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경영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H공사 고장열 가든라이프사업처장도 "일부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안타깝다"면서도 "대형 업체 유치를 위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줬다면 수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오르고 있는 관리비의 세부 내역에 대해서도 상인들과 관리단 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가든파이브 상인회 이흥재 부회장은 "최근 크게 오른 관리비의 상세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세, 광열비, 외주용역비가 크게 오르고 있는데 격월로 발간되는 소식지, 청구서를 봐야 상세 내역을 접할 수 있는 등 관리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과되는지, 무엇에 쓰였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관리단은 이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든라이프관리단 이수민 영업부장은 "현재 관리비 내역을 입점상인들과 구분소유자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소식지 발간, 회의 과정 공개, 온라인 공개, 설명회 개최 등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렇듯 공개하고 있는데도 상인들이 설명회 등에 참석하지 않은 탓이 크다는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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