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간 특구 조성 경쟁…U-도서관, 책기증데이
마을버스라도 한두정거장 타야만 갈 수 있는 곳.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국내에 희소했던 어린이도서관 짓기 사업 등이 펼쳐진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서관은 한번 가려면 마음을 먹어야 하는 '먼'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몇몇 자치구간에 '도서관 특별구'가 되려는 경쟁이 벌어지면서 서울은 '언제, 어디서든' 책을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관악구는 방치된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시(詩) 전문도서관을 만들고 시집 4100여권을 비치했다. 구민종합체육센터의 비어 있던 복도와 공간을 활용해 북카페 형태의 도서관을 만들고 구 청사 1층의 여유공간도 도서 1만2000여권이 비치된 작은 도서관으로 변모시켰다. 강감천장군 생가터인 낙성대공원 자투리 공간에는 컨테이너를 이용해 이동식도서관을 설치하기도 했다. 서울대입구역, 신대방역, 봉천역, 낙성대역 등 관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에는 U-도서관을 설치해 바쁜 직장인들이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책을 빌려 볼 수 있게 했다.
송파구는 기존에 있던 새마을문고 공간을 확대ㆍ개선했다. 잠실3동 주민센터 3층 새마을문고는 방과 후 늘 50여명의 아이들로 북적인다. 도보로 1분 거리에 잠동초등학교(신천동) 학생들의 아지트가 된 것은 작은도서관 사업으로 문고 리모델링을 거치면서다. 구는 80년대 책이 나뒹굴던 문고의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통해 운영 전문성을 강화했다. 잠실6동 새마을문고 회장 주현숙씨(50)는 방과 후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안심이 된다"며 뿌듯해했다.
강서구는 '이사오고 싶은 '교육' 특구'를 만들기 위해 '1동 1작은도서관' 정책으로 총 20개의 작은도서관을 조성했다. 또 도서관의 질을 높이기 위해 '1작은도서관 1사서담당제'를 도입했다.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20시간 이상의 도서관운영 아카데미과정을 수료하게 해 아이들의 주민의 독서지도 및 컨설턴트 역할을 하도록 했다. 내부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갖췄다. 작은도서관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큰마음도서관'에서는 도서여름방학특강, 작가와의 만남, 부모와 함께하는 종이접기, 독서논술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작은도서관 이용 구민수가 13만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구는 2018년까지 작은 도서관을 40개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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