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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서관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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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간 특구 조성 경쟁…U-도서관, 책기증데이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U-도서관'은 서울 관악구의 바쁜 직장인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도서예약대출기'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하는 책을 신청한 후 출퇴근시나 역을 지나는 길에 언제든 받아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마을버스라도 한두정거장 타야만 갈 수 있는 곳.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국내에 희소했던 어린이도서관 짓기 사업 등이 펼쳐진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서관은 한번 가려면 마음을 먹어야 하는 '먼'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몇몇 자치구간에 '도서관 특별구'가 되려는 경쟁이 벌어지면서 서울은 '언제, 어디서든' 책을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관악구에 있는 도서관은 무려 43개다. 민선 5기 이후 '걸어서 10분거리 도서관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10년 4개에 불과하던 관내 도서관이 기존의 10배가 넘는 43개로 늘었다. 예산과 부지 문제 등으로 자치구 차원에선 엄두를 못 냈던 '도서관 짓기' 사업은 그 이름에서 '짓기'를 빼면서 가능해졌다. 이른바 '착한' 도서관사업은 새로 건물을 지어올리고 도서를 구매해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있는 공간과 기부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식이다.

관악구는 방치된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시(詩) 전문도서관을 만들고 시집 4100여권을 비치했다. 구민종합체육센터의 비어 있던 복도와 공간을 활용해 북카페 형태의 도서관을 만들고 구 청사 1층의 여유공간도 도서 1만2000여권이 비치된 작은 도서관으로 변모시켰다. 강감천장군 생가터인 낙성대공원 자투리 공간에는 컨테이너를 이용해 이동식도서관을 설치하기도 했다. 서울대입구역, 신대방역, 봉천역, 낙성대역 등 관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에는 U-도서관을 설치해 바쁜 직장인들이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책을 빌려 볼 수 있게 했다.

낙성대공원의 자투리공간에 자리잡은 이동식 도서관

낙성대공원의 자투리공간에 자리잡은 이동식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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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는 기존에 있던 새마을문고 공간을 확대ㆍ개선했다. 잠실3동 주민센터 3층 새마을문고는 방과 후 늘 50여명의 아이들로 북적인다. 도보로 1분 거리에 잠동초등학교(신천동) 학생들의 아지트가 된 것은 작은도서관 사업으로 문고 리모델링을 거치면서다. 구는 80년대 책이 나뒹굴던 문고의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통해 운영 전문성을 강화했다. 잠실6동 새마을문고 회장 주현숙씨(50)는 방과 후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안심이 된다"며 뿌듯해했다.
송파구 주민들에게 매월 11일은 '책기증데이'다. 주민들은 관내 공동주택 단지나 동주민센터에 설치된 도서기증함에 읽지 않는 책을 기증하고 하루 동안 모아진 책들은 입주민대표회의 등 논의를 거쳐 새마을문고 등에 전달된다. 또 행사일 기준 18개월 이내 신간을 가져오는 주민에게는 일부 금액을 통장으로 입금해주기도 한다. 구는 이렇게 기증받은 책 1000권으로 풍납시장 등 전통시장에 '책 읽는 쉼터'를 만들기도 했다.

강서구는 '이사오고 싶은 '교육' 특구'를 만들기 위해 '1동 1작은도서관' 정책으로 총 20개의 작은도서관을 조성했다. 또 도서관의 질을 높이기 위해 '1작은도서관 1사서담당제'를 도입했다.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20시간 이상의 도서관운영 아카데미과정을 수료하게 해 아이들의 주민의 독서지도 및 컨설턴트 역할을 하도록 했다. 내부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갖췄다. 작은도서관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큰마음도서관'에서는 도서여름방학특강, 작가와의 만남, 부모와 함께하는 종이접기, 독서논술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작은도서관 이용 구민수가 13만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구는 2018년까지 작은 도서관을 40개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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