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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불통' 여전한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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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누군가가 '대화를 하자'고 해서 응했는데, 정작 그쪽 할 말만 하고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 '생각해 봐야겠어'라는 말로 일관한다면? 이는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일 뿐이다.

13일 이케아코리아가 개최한 첫 언론 행사가 딱 그 짝이었다. 지난달 한 가구박람회 참석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첫 선을 보인 이케아가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이케아가 직접 "소통하자"며 손을 내민 것이다. 무슨 말이 나올지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이케아의 공식 언론홍보 창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케아와 계약한 외국계 홍보 대행사는 기자들이 질문할 때마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만나 이케아 직원들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성의도 없었고, 의지도 안 보였다. 생활가구 몇 점을 전시해놓고 '열심히 하겠다, 잘 봐달라'로 요약될 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날 행사에서 이케아를 대표해 나온 울프 스메드버그 마케팅 매니저를 비롯해 모든 직원들은 명함 한 장 돌리지 않았다. 이케아 진출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대한 언급 역시 없었다. 기자가 직접 울프 매니저에게 통역을 요청해 관련 사항을 물었지만, 그는 갑자기 '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워 버렸다. 베일에 싸여 있는 이케아코리아의 임원과 조직에 대해서도 '우리는 모든 직원이 동등한 지위를 갖고 있다'는 뻔한 말로 눙쳤다. 가격이나 조립비용에 대한 정책 역시 함구했다.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 추구다. 이케아 역시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케아는 스스로 '지속가능한 성장'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외치는 브랜드가 아닌가.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싶다면 민감한 이슈에 좀더 유연하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행사는 이케아가 얼마나 오만한지, 한국 시장을 또 얼마나 얕보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볼썽사나운 자리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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