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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할렐루야를 외치다…'바이블록버스터' 첫 시작은 '노아'

최종수정 2014.03.14 12:13 기사입력 2014.03.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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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억 투입 대작 '노아', 국내서 전세계 최초 개봉...대홍수 볼거리에 섬세한 인물 심리묘사 더해

할리우드, 할렐루야를 외치다…'바이블록버스터' 첫 시작은 '노아'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해 미국 케이블TV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창세기부터 예수의 부활까지를 10부작으로 다룬 히스토리채널의 '더 바이블'이다. 매 회마다 10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TV 앞으로 모이게 한 '더 바이블' 의 성공은 새로운 타깃층을 찾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줬다. 종교 관련 소재가 대중들에게 '먹힐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증명된 셈이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필 쿡은 한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가장 큰 집단이 크리스천이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며 "거의 모든 할리우드 제작사가 기독교 관련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십계', '벤허', '쿼바디스', '삼손과 데릴라' 등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붐을 이뤘던 1950~60년대 이후 할리우드는 반세기만에 다시 성경으로 눈을 돌렸다. 대신 '성경'이라는 고전을 최첨단 기술과 자본력, 스타 배우들을 가지고 버무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걸맞게 재탄생시켰다. 당장 드라마 '더 바이블'을 발빠르게 영화로 만든 '선 오브 갓'이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크리스찬 베일이 모세로 출연하는 '엑소더스', 브래드 피트의 '본디오 빌라도', 윌 스미스 주연으로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다룬 '더 리뎀션 오브 가인' 등이 올해 관객들을 만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은 러셀 크로우 주연의 '노아 (Noah)'이다. 미국보다 일주일 앞선 오는 20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서 먼저 개봉한다. 성경 속 이야기인 '노아의 방주'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게 스케일을 키워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 창세기 6~8장에 등장하는 노아는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유일하게 신의 계시를 받은 인물이다. "나의 창조물들을 세상에서 없애려 한다. 너는 방주를 만들어 온갖 생물 한 쌍씩을 데리고 들어가 살아남게 하여라"는 그 계시를 지키기 위해 노아는 거대한 방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할리우드, 할렐루야를 외치다…'바이블록버스터' 첫 시작은 '노아'

영화는 성경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작비만 1억5000만달러(약 1600억원)를 들였다.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1200평 6층 건물 규모의 실제 '방주'를 만들었고, 세상을 집어삼킬 150일간의 대홍수를 표현하기 위해 모든 특수효과를 총동원했다. 그 중에서도 곰, 사자, 새, 뱀 등 세상의 모든 생물들이 노아의 방주로 몰려드는 장면이 압권이다. 성경에 나오는 '거인족'을 모티브로 삼아 '감시자들'이라는 돌로 된 창조물을 만들어낸 점은 이 묵직한 이야기에 판타지와 오락적인 면을 가미시켜준다. 평소에는 돌이 되었다가 위기의 순간에 살아 움직이는 '감시자들'의 모습을 흡사 거대 로봇처럼 묘사해 대중적인 코드를 맞췄다.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성경의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그려내면서도 '노아'의 내면에 집중한다. 전작 '더 레슬러'와 '블랙스완'에서 보여주듯 한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여운을 남기는 감독 특유의 스타일은 블록버스터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홀로 신의 계시를 받은 노아는 신을 등지고 타락한 인간들을 철저하게 외면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다. "이 세상을 망가뜨린 것은 우리다. 인류는 파멸해야 돼"라고 외치며 종말의 길로 향하는 노아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까지 왜 죽어야 되나?"라는 반발에 부딪힌다. 창조주의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는 소명에 사로잡힌 노아의 후반부 모습은 독단적이고 맹목적이기까지 하다.
성경에는 방주에 올라탄 노아의 모습에 대해서는 묘사되지 않았다. 13살 때 이미 노아에 대한 시를 써서 상을 받은 적도 있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성경의 '노아 이야기' 마지막 부문을 읽고 "왜 엄청난 임무 수행을 마치고 행복한 삶을 살아도 모자랄 판에 노아는 포도주를 마시고, 벌거벗을 만큼 취하고, 아들들에게 험한 소리를 퍼부었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리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노아 가족들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엮어내 인류 보편의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종교적 소재를 다뤘지만 비종교인이 봐도 흥미있을 대중영화다. 러셀 크로우는 물론이고 안소니 홉킨스, 제니퍼 코넬리, 엠마 왓슨 등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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