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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불안'에 연 2조 손해…'수돗물 바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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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불신의 악순환 깨야" 목소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수돗물이 경제적ㆍ환경적ㆍ건강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지만 국민들의 불신으로 인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수돗물의 이 같은 '불신의 악순환'을 깨뜨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3일 전형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팀이 최근 발간한 '수돗물의 경제적 가치 재고찰 필요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돗물은 1인 일평균 이용료가 100원에 못 미치는 79원(가정용수ㆍ179ℓㆍ2011년 상수도 통계 기준)이다.
특히 4인 가족이 수돗물을 주 식수로 사용할 경우 드는 비용은 월 72ℓ를 기준으로 32원가량에 불과하다. 반면 정수기로 물을 마실 경우 가정당 월평균 2만1881원, 먹는 샘물은 1만1825원으로 각각 수돗물 비용의 680배, 367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PET병 먹는 생물은 수돗물의 700여배가 넘는 1일 238~258g의 탄소를 발생시키고, 정수기도 수돗물의 1500~2100배인 1일 501~718g의 탄소를 내뿜는다. 건강 측면에서도 수돗물은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미네랄 함량이 45㎎/ℓ나 돼 시중에 판매되는 유명 생수들보다 함량이 높아 몸에 더 좋은 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돗물을 마시는 국민들은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2년 수돗물홍보협의회 조사 결과 전국 평균 수돗물 음용률은 53.1%에 불과해 선진국(80~90%)에 비해 크게 낮다. 특히 끓이지 않고 그냥 마시는 국민들은 2% 안팎에 불과했다.
이처럼 국민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불신' 이다. 수돗물홍보협의회의 2013년 조사 결과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58.5%였으며,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40.5%에 달했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는 '막연한 불안감'(31.9%)이 가장 많았다. 주변에 마시는 사람이 없으니 마시지 않거나 수돗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모르니 마시기 불안하다는 것이다. 우수한 효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신다는 국민들은 2012년 조사에서 4.2%에 불과했다.

이러한 수돗물의 '불신'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폐해, 즉 '외부 불경제효과'는 막대하다. 2010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수돗물 불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직접 비용만 연간 2조2500억원에 달한다. 매년 정수 과정에서 110억원어치의 수돗물이 버려지고, 샘물 구입에 8400억원이 들어간다. 정수기 구매ㆍ렌털 비용에 지출되는 돈도 1조4000억원이나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여 홍보ㆍ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불신'을 없애려 노력 중이지만 딱히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는 매년 수돗물 수질 개선을 위한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ㆍ노후 관로 교체 등에 2조원대의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10~2015년 시내 6개 정수장에 숯ㆍ오존 처리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공사 중인데, 1개 시설당 약 1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우리나라 수돗물은 가격이 저렴하고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지만, 잘못된 국민 인식으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적ㆍ환경적으로나 건강 면에서도 활용가치가 높은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 불신을 걷어 내는 게 사회 경제적으로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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