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안전맨을 뽑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기업들이 '안전 경영'을 선언하면서 업계에서 때아닌 '안전 관리자 인력난'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철강업계다. 지난해 각종 안전 사고로 홍역을 앓은 현대제철이 현행 90명의 안전 인력을 200명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3일 경력직 안전관리 인력 채용공고를 낸 데 이어 이달 내로 2차 경력직 채용 공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의 안전인력확충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안전관리 체계를 원점부터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안전 인력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채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격증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다. 결국 포스코, 동국제강 등 동종 업계의 안전 관리 책임자를 스카웃해야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각 기업별로 안전 관리 책임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 100명에 달하는 안전 관리 인력을 한꺼번에 채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화성 공장 불산 누출 사고를 겪었던 삼성그룹도 안전 인재 확보를 두고 같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안전 관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삼성은 지난해 관가에서 인재를 스카웃하기도 했다. 일례로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A 과장을 비롯해 4명이 삼성그룹으로 이직했다.
구인난을 겪은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안전 인재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은 대학들과 손을 잡고 이른바 '환경안전 트랙'을 운영해왔다. 이는 환경ㆍ안전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가운데 장학생을 선발, 인턴십과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한 집중 교육을 한 뒤 졸업하면 삼성계열사에 입사하는 교육과정이다. 다른 기업과 안전 인재 확보 경쟁을 하기 전에 삼성표 안전 전문가를 육성해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도 기업간 안전 인재 확보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만 해도 GS칼텍스의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빙그레 공장 암모니아 가스 유출, 코오롱그룹의 마리나리조트 붕괴사고 , 이수화학 불산누출 사고 등 각종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안전사고 후 가장 먼저 대책으로 제시한 방안이 바로 '안전 인재 확보'"라며 "돌려막기식 안전 인재 확보 경쟁 보다는 각 기업들이 스스로 안전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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