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0년간 연재한 박석무 이사장

"茶山 지혜 알리려 시작…어느덧 8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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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합니다. 무서운 것은 백성이고 인민입니다."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이하 풀쓰)'를 연재하는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72ㆍ사진)이 796회 '무서운 인민(人民)과 국가'에서 '백성들이 그 이익의 혜택을 입어야 하고, 그래야 국가가 행복해진다'는 다산의 인재책(人才策)을 설명하며 "통치자나 집권당이 그동안의 정책과 통치행태가 옳았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은 구절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박 이사장 역시 다산의 이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연구소 설립과 동시에 시작된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연재를 통해서다. 2004년 6월부터 독자와 만난 풀쓰는 어느새 800회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 27일 '800회'를 찍었다. 머지않아 연재 기간 10년을 채운다.


정약용이라는 대학자의 지혜와 사상을 7매로 압축해 보여주는 것이 바로 풀쓰다. 다산은 생전 모두 499권(경집 232권, 문집 267권)의 저서를 남겼다. 여간한 인내심과 끈기를 갖지 않고서는 이 방대한 저서를 다 훑어보기 어렵다. 이 지난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석무 이사장이다.

박 이사장이 풀쓰 연재를 결심하게 된 것은 품격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란다. "사람들에게 다산의 지혜를 알려서 조금이라도 품격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10년간 글을 썼는데, 바뀌는 게 딱히 없어요. 글을 쓰고 나서 뭔가 바뀌는 게 눈에 보여야 보람도 있는데. '좋은 글 잘 읽고 있다'고 반응해주는 사람이 여전히 많으니 그나마 계속하고 있지요."


독자와의 회동은 매주 월요일 이뤄진다. 박 이사장이 쓴 칼럼은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와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독자와 만난다. 이렇게 풀쓰를 받아보는 사람은 40만명에 이른다. 법조인, 교수, 언론인, 정치인, 주부 등 독자층도 다양하다. 다산연구소 관계자는 "하루 3~4명씩 꾸준히 신규 독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잘 못해요. 대신 수시로 다산의 저서들을 읽으면서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싶은 부분은 표시해 두죠. 다산에 관해서는 총체적인 이해가 있으니 어떤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하면 필요한 내용이 어느 책 어디쯤에 있는지 금세 떠오르곤 합니다."


박 이사장은 10년간 글을 쓰면서 마감을 맞추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는 "외국에 나갈 때는 원고를 미리 써놓거나 현지에서 원고를 마무리하고 이메일로 보냈다"며 "그만큼 건강과 의지가 유지됐다는 뜻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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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치, 사회, 문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다. 예컨대 다산이 유배지에서 아들이나 제자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을 인용해 인간의 근본 도리를 일깨우고, 특정 정치ㆍ사회 이슈가 발생하면 다산의 지혜를 끌어와 현재를 비추는 식이다.


이 작업을 박 이사장은 앞으로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0회까지는 풀쓰 연재를 계속할 작정이다. 박 이사장은 "한국사회에서 극과 극의 대결만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갈등이 완화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가 대접받는 세상이 바람직함을 다산의 지혜로써 배워야 한다는 게 내 글의 강조점"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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