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여군은 2020년까지 전체 병력의 5.6%인 1만1500여명까지 늘어난다. 여군이 늘다보니 각 군 사관학교의 여군 입학경쟁률도 치열하다. 지난해 육사는 43대 1, 해사는 65대 1, 공사는 72대 1 등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그만큼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모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군은 아직 여군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국방부는 여자대학교의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군사훈련평가에서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자 학교별 순위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숙명여대 ROTC는 2012년 109개 학군단 중 종합성적 1위를 차지했고, 그해 동계훈련때도 1위에 올랐다. 남군을 제치고 여군들이 1위를 이어가자 군 당국은 순위대신 '최우수', '우수', '보통' 등의 등급을 학교별로 부여하기로 했다.
여군의 활약에 공사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사는 오는 27일 거행될 공사 졸업식 때 졸업성적 1위인 여생도 대신 차석 남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기로 했었다.
공군의 주장대로 대통령상 수여에 대한 내부규정이 있다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 상황에 따라 수상자를 바꾼다면 앞으로 여군들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향후 규정에 따른 결정에도 여생도들은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군도 군복을 입었으면 남군과 똑같은 군인이다. 이들을 이끌고 가려면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원칙과 규정을 만들고, 이를 지키면 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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