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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年2회 여는 국감, 피감기관은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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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러다 3권 분립은커녕 입법부 만능으로 흐를까 걱정됩니다."

여ㆍ야가 올해부터 국정감사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2회 열기로 잠정 합의한 것을 두고 한 경제부처 공무원이 한 말이다. 이 공무원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일주일에 두세 차례 국회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연말 통과되지 못한 법안, 새로 통과시켜야 할 법안에 대한 처리협조를 구해야 하고 의원실에서도 "오라'고 부른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국회가 열리는 달이 아닌데도 공무원들은 다음달 국회에 대비해야 한다. 국정감사가 상ㆍ하반기에 열린다고 생각하니 공무원들로서는 당장 '죽을 맛'인 셈이다.
국감이 두 차례 실시되면 산하기관은 상반기, 부처는 하반기에 하는 방안이 있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처럼 복수의 부처를 맡고 있는 상임위라면 상반기 교육부, 하반기 문체부로 나눌 수도 있다. 정치권은 과거 20일간 벼락치기, 호통만하다 끝나는, 서로 지치면서 욕만 먹는 국감과는 다른 생산적인 국감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생각인 듯 하다.

하지만 피감기관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피감기관과 일정을 합의해 나눈다고 해도 일정, 대상 등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현안이 많은 기재부나 국방부, 국토부, 법무부, 산업부등의 부처와 LH, 한전, 가스공사, 철도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의 경우 언제들 불려나갈 수 밖에 없다.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국감을 치를 수 있다. 국감 당시에 코레일노조파업,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현안이 발생하면 정책을 감사하는 국감보다는 현안대응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구태의 반복도 우려된다. 국감시즌이 되면 한 부처당 최소 1만여건 이상의 자료제출 요구서가 쏟아지는데 중복된 것이 많고 불필요하거나 용도 불분명인 것들도 적지 않다. 증인채택도 최근에는 마구잡이로 신청돼 몇 시간 기다리다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 한 세종청사 입주 공무원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위한다면 상반기 세종청사, 하반기 국회로 장소를 나눠 잡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막상 국감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1회를 2회로 나누는 것을 넘어서는 '국감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 매년 한 번 보여줬던 구태를 두 번으로 나눠 보여준다면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얻을 건 아무 것도 없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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