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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메신저]이상화 승리 순간 얼굴 감싸안은 손..세계 여인들은 네일아트에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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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신기록으로 2연패를 하는 순간이었다.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얼굴을 감싸는 그녀의 손은 승리의 감동을 넘어 숨이 멎는 감탄을 자아냈다. 손톱에 그려진 네일 아트 때문이었다. 세계의 여성들이 스쳐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칠 리 없었다.

'이상화' 하면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이루어내기까지, 인간 승리의 비결이 줄줄이 따라 나온다. 특히 0.001초라는 시간 싸움을 하는 전사인데도 그녀의 손톱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손톱을 길러본 사람이라면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 안다. 손톱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조심해도 어느틈엔가 깨지고 망가지기 때문이다. 견디기 힘든 거친 훈련을 하면서 어떻게 그 손톱을 지켜왔는지,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이상화 뿐 아니라 국가대표쯤 되면 어느 나라 선수든지 그들이 입어야 할 옷들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디자인은 물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적인 연구가 반드시 따른다.

옷이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첫 번째 경기는 1979년 오스트리아의 키츠뷰헬(kizbuehel)에서 열린 월드컵 스키였다. 당시 데쌍트(descente)의 수트를 입은 선수들이 1,2,3,위를 차지하였다. 최초로 유체역학 이론을 근거로 풍동실험을 거쳐 만든 옷이었다. 이 옷을 착용한 캐나다 선수는 "이 옷을 입으면 3초는 빨리 미끄러진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경기복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경쟁적으로 첨담과학을 이용하게 되었다.

소치에서의 경기복 역시 두께 0.3mm에 150g으로 작은 우유 한통보다 가볍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옷이 최대한 피부에 밀착되도록 하고 그 위에 매끄러운 특수 코팅 처리를 하였다. 상어가 피부의 미세한 돌기 때문에 오히려 물의 저항을 적게 받으면서 헤엄친다는 점에 착안하여 팔다리 부위에는 아주 작은 돌기를 붙여놓았다. 이런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500m 경기에서 평균 0.03초 정도의 기록 단축 효과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치에서 역시 첨단과학의 경기복들이 빙판의 승리를 도왔다.
이상화의 옷도 그랬다. 신체 구조나 운동역학 등을 고려해 이상화만을 위한 옷이 입혀졌다. 물론 첨단 과학의 경기복을 입었다고 모두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옷을 입은 선수의 삶이 얼마나 성실히,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느냐가 중요하다.

이상화 선수의 승리의 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어떤 과학이, 어떤 예술이 그런 감동을 선사 할 수 있을까. 전 국민의 기대와 세계의 눈들이 응시하고 있는 그 무거운 무게를 지고 전투에 나가는 가녀린 여 전사에게 손톱을 아름답게 치장할 수 있는 감성과 여유까지 어떻게 가능했는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혹자는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경제력, 고감성문화의 3대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첨단기술과 경제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이상화는 온 몸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다시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걸작 예술품이었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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