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는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저 유발→기업 이익 증가→노동자 임금 인상→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임금 인상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입자 수가 5만명이 넘는 도요타 노조는 평균 월급 4000엔 인상과 6.8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연간 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6.8개월치 월급은 약 244만엔 수준이다. 도요타가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보너스는 약 205만엔이었다. 251만엔이 지급됐던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나오키는 "기본급여가 오르면 보험 등 다른 비용도 오르기 때문에 급여 1엔 인상은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이 2엔 이상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춘투(春鬪·매년 2월 열리는 일본 노동조합의 단체협상) 최종 결과를 보고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경제가 개선됐고 따라서 개인소비 확대의 필요성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엔저를 이익을 늘려줬으니 노동자 임금을 올려주라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한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베는 지난 17일 인터뷰에서는 임금 상승률이 2~3% 정도면 최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노동성 통계 결과 지난해 12월 초과근무 수당과 보너스를 제외한 기본 급여는 24만1525엔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0.2% 줄었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보너스와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한 총급여는 전년동월대비 0.8% 증가한 54만4836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12월 기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였다. 즉 총급여 상승률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일본 자동차노조연맹에 따르면 올해 일본 자동차 노조는 올해 모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12년 만에 처음이다. 또 15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치 이상의 월급에 해당하는 연간 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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