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문화역 중앙홀'과 '귀빈실'에서는 공예 '명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참여 작가의 면면은 화려하다. 민영기(찻사발), 신상호(가변 설치), 이성근(가변 설치), 송방응(당초문 보석함), 이형만(석유문과반), 양유전(건칠다과반)을 비롯해 고인이 된 송주안(필통), 고 김봉룡(서류함) 등 우리 시대의 명장이 대거 망라된다. 특히 스승(고 김복룡)과 제자(양유전), 아버지(고 송주안)와 아들(송방응)로 전승되는 공예 정신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1·2 등급 대합실', '부인대합실', '역장실' 등에는 각각 공예 전문 갤러리 'LVS 크래프트', '치우금속공예관', '웅' 갤러리 등은 물론 공예협동조합 등이 참여해 도자기, 가구, 금속 등 다양한 공예 형태를 보여 준다. 참여 갤러리들은 공예 전문 미술관을 표방하며 공예시장의 하부 구조이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3등 대합실에서는 생활과 밀접한 작품들과 생활공예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역사 내 서측 복도에서는
'한지상품개발 디자인 경연대회' 및 '프랑스공예협회 작가', '2013 대학생 대상 공예디자인 교육 참가자'들의 전시가 열린다.
본래 공예와 미술의 경계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공예는 노동집약적인 수(手)작업을 통한 실용적·조형적인 예술 형태를 칭한다. 근대적 예술관이 성립되기 이전에는 산업적 개념으로 이해, 예술 장르로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각종 일상 도구에 담긴 심미적 깊이, 미술·디자인적 요소를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공예는 당당히 예술로 대접받고 있다. 공예의 종류는 재료에 따라 금속공예·도자공예·목칠공예·염직공예·유리공예·옥석공예·지공예·가죽공예·골각공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작가적 열정(溫), 손을 통한 예술적 완성(技), 노동 가치를 구현하는 공예 분야에 건축, 조각, 디자인, 퍼포먼스 등이 더해져 통섭적 성격을 꾀하고 있다.
본래 공예속에는 문화 정체성뿐만 아니라 '참살이'(웰빙) 형태와 '친환경'이라는 독특한 유전자(DNA), 산업적 요소가 담겨 있다. 특히 뛰어난 예술성, 심미성을 지녀 명품을 탄생시키는 원천으로 작용하며 21세기 지식문화기반산업으로 녹색산업, 문화관광산업, 지역특화산업, 디자인 창조산업 등과도 연관돼 있다. 이에 '온기전'은 공예품을 생산, 보존, 전승하는 장인과 장인정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볼 수 있는 자리다.
한편 문화역서울 284(사적번호)는 옛 서울역사를 개조해 문화공간을 탈바꿈시킨 공간으로 개관 4년을 맞았다. 서울역사가 지닌 역사·환경·문화적 배경을 살려 예술의 공공성 확보, 문화적 소통의 저변 확대, 문화 체험 및 향유를 구현한다. 올해 '여가의 발견' 전(3월21∼5월11일), '우리 시대의 만신전'(9월2∼11월2일)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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