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하는 원재료나 원자재를 훔쳐 현금화 하려는 간 큰 도둑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입장에서 보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현대제철 협력업체 직원으로 당진제철소 출입이 가능한 데다 제철소 직원들과도 안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간 큰 도둑'은 당진 일대에서 구리전선 탈취범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에서 따르면 이 직원은 구리전선을 1톤 화물차량에 싣고 나오는 방법으로 팔아 챙기는 등 총 11회에 걸쳐 1177만원 상당의 구리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름 도둑들이 속출하고 있다.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전남 여수에서는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고 80m에 달하는 땅굴을 판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5일 절도 미수와 송유관 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모씨 등 3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북 순창군 풍산면의 한 축사 인근 도로 밑에 땅굴을 파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기름을 훔치는 방법을 익혀 축사를 임대한 뒤 축사에서 송유관이 지나가는 도로 밑까지 가로ㆍ세로 1m, 길이 80m의 굴을 뚫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축사 임대비 2000만원, 도구 구입과 작업비 2000만원 등 4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에도 여수시 율촌면 폐가를 임대해 송유관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 6명을 검거해 2명을 구속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로 인해 이번에 잡힌 이씨 일당 처럼 송유관 기름을 노리는 도둑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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