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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마저 외면하는 '특검론' 이대로 사라질까?

최종수정 2014.02.02 14:27 기사입력 2014.02.0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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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무관심, 지방선거 맞물리며 정치권에서 사라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치권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관한 특검 논의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정치권을 달궜던 특검 이슈가 야당의 외면과 국민들의 무관심, 지방선거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 등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2월 임시국회 일정 및 안건 등에 대해 합의했다. 양당은 임시국회 일정, 신용카드 정보유출 관련 국정조사와 청문회 실시, 기초연금 관련 협의체 구성, 정치개혁특위 기한 연장, 국정감사 연 2회 실시 및 이를 위한 입법화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양당 사이의 최대 쟁점이었었던 특검과 관련한 합의사항은 없었다. 지난해 말 여야 지도부는 4자회담을 통해 '특검에 대해 시기와 범위를 계속 논의한다'고 약속했지만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를 두고서 "시민들이 수개월 동안 서울시청광장과 전국 각지에서 외쳤던 국정원 특검은 어디로 갔나"고 물으며 "국정원 특검이 없는 2월 임시국회 합의는 무효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특검 논의는 정치권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특검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민주당의 경우 특검 관련 언급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1월 들어 민주당은 공식 경로(최고위원회 등 당 지도부 주요발언, 대변인 논평)를 통해 총 197건의 발언을 내놨지만, 이 가운데 특검 관련 언급 건수는 39건에 불과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19.8%다. 이는 지난해 연말 특검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분위기와 크게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지난해 12월 민주당은 197건의 공식발언을 내놨는데 이 중 55건(27.9%) 특검을 언급했다. 11월에는 이보다 특검 관련 언급이 많았는데 전체 공식발언 221건 가운데 64건(29)에서 특검을 언급했다. 새해 들어 특검관련 언급 건수가 8~9%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이다.

민주당의 특검관련 발언들도 적극적인 문제 제기보다는 현안 관련 논평 수준으로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 공식 논평 내용 등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신년기자회견 논평이나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의 불법 대선개입 의혹 관련 언급 등에 제한돼 있다.
더욱이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 상당수가 지방으로 인사가 난 났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반발은 극히 미미했다. 검찰은 5일자 평검사 인사를 통해 국정원 특별수사팀 평검사 3명 가운데 2명을 대구지검과 광주지검으로 발령냈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박형철 수사부팀장이 대전고검 검사로 배치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국정원 특별 수사팀은 수사팀장과 평검사 1명만이 남게 된 셈이다.수사팀이 공중분해 됐기 때문에 공소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 대선개입과 관련해 추가적인 이슈가 터져나왔음에도 민주당의 경우 원내대변인 현안브리핑 1건, 통합진보당 현안브리핑 1건 외에는 추가적인 언급이 없었다. 설 직전이라는 시점의 특수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정치권의 외면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가 설 연휴 어수선한 틈을 타, 국정원 수사팀 소속 평검사 3명 중 2명을 지방으로 인사 조치시켰군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타청으로 발령을 냈지만 공판기일에 즈음해 인사가 났던 검사들을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해 공소유지에는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치권이 특검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들과 연석회의를 구성했던 이승환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는 "특검과 특위를 맞바꿨을 때 민주당은 거래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의 박주민 변호사는 "원래부터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적극적인 것 같아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 특검으로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무용론’과 아무리 주장해도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있었다"며 "특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짐에 따라 민주당 역시 특검에 대한 주장의 강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 논란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피로감이 커진데다 올해 상반기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지방선거가 된 이상 특검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특검 논란이 이대로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특검이 재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재판 등을 통해 제기될 수 있는 특검의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야권이 특검과 관련한 이슈 자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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