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상승시켜야
해외 진출은 공격적으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임명된 황창규 KT 회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2시에는 서초동에서 이사회를 열어 28일 발표될 KT 실적에 대해 논의하고, KT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사안을 이사들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특히 부회장으로 누가 낙점될 것인지가 'KT 황창규호'의 향후 행보를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근무 시절 반도체 분야의 1인자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유·무선통신 서비스 사업과 관련해서는 경험이 적다. 이를 보완해줄 인물이 부회장인 셈이다.
본사와 계열사까지 합쳐 직원 수 3만명에 이르는 대조직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본부 단위 유관 업무에 대해 통폐합을 실시하고 53개 계열사도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후보자의 차분하고 신중한 성품을 고려했을 때 조직 개편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전임 회장 이후 불거진 '원래 KT'와 '올레 KT' 간 갈등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도 주목된다.
KT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유선사업의 매출이 해마다 떨어지고 무선사업의 보조금 지급 경쟁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황창규식 해법은 무엇인지도 주목된다.
황 회장은 통신에 기반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KT의 오랜 숙원인 '탈(脫)통신'을 기존 통신과 연계해 유기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것이다. BC카드, 금호렌터카와 같은 비통신 분야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계열사 53개를 거느린 공룡그룹으로 몸집이 불었지만 되레 체력은 부실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 전략도 공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가 내정될 당시 CEO추천위원 중 한 명은 "글로벌 경험이 많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를 공략한 전임 회장 바통을 이어받을지, 그만의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황 회장이 지난달 내정되기 직전 KT는 1500억원을 투자해 3년 이내에 르완다 전역에 LTE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앞으로 25년간 LTE 독점 사업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케냐에도 역시 LTE 기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와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를 케냐 정부와 합작투자 형태로 설립하기로 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덩치만 키우는 데 급급하지 말고 통신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비통신 계열사들이 융합해 부가가치가 큰 혁신적인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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