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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이호찬의 300억 버는 법

최종수정 2014.01.17 13:08 기사입력 2014.01.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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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일동제약 M&A 틈새에서 고가에 주식 처분해 대박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한 종목 투자만으로 11년 만에 300억원가량 차익을 거둔 슈퍼개미가 등장했다. 꾸준히 모은 주식을 경영권 다툼을 활용해 한꺼번에 고가에 처분하면서 천문학적 돈을 손에 쥐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홀딩스 의 10% 이상 주요주주였던 이호찬씨와 특별관계자들은 지난 10일 장외에서 보유지분 315만623주를 2대주주인 녹십자에 팔았다. 주당 매매가격은 10일 종가(1만950원)보다 14.5% 할증된 1만2500원으로 총매매가격은 394억원에 달했다.

단번에 4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된 이씨는 일동제약 고문을 역임한 이홍근 연합유리 대표의 아들이다. 그는 2003년 8월 지분 5.01%를 신고하며 일동제약 주요주주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연합유리와 부친인 이 대표 등 4인이 특별관계자로 참여했다.

이후 이씨 등은 지난해 10월까지 주식 매입을 이어오며 지분율을 12%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1년 동안 이씨 등이 지분 매입에 투자한 금액은 108억원가량이다. 이번에 녹십자에 지분을 팔면서 차익만 300억원 가까이 챙긴 것이다. 당초 일동제약은 이씨를 자사와의 인연을 이유로 우호지분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2012년 주주총회에서 이씨가 다른 개인투자자 안희태씨와 손잡고 일동제약과 대립하며 사이가 틀어졌다.

안씨는 지난해 지분 대부분을 일동제약에 매각하며 200억원가량 차익을 거뒀다.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로 많은 지분을 모은 슈퍼개미들이 기업 간 인수합병(M&A) 싸움 덕에 톡톡히 차익을 올린 셈이다.
이번 매입으로 녹십자 지분율은 기존 15.35%에서 29.36%로 늘어났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34.16%)와 간격을 5%포인트 차이로 좁힌 것.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M&A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녹십자는 "M&A 의도는 아니다"며 선을 그어왔지만 업계는 녹십자의 인수 의사를 기정사실로 여겨 왔다. 이번 이씨 지분 매입 후 녹십자는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사실상 경영 참여를 선언한 셈이다. 양측은 당장 오는 24일 열리는 일동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웅을 겨룰 가능성이 높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안을 발표했고 이번 주총에서 이를 의결할 계획이다. 윤 회장 등 일동제약 오너 일가는 지주사 전환 후 자신들의 지분율을 50%가량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입장에서 일동제약 인수를 위해서는 안건 통과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 녹십자 측은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아직 입장정리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주총을 앞두고 지분을 대거 매입한 점으로 미뤄 한판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적대적 M&A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동제약 주가도 급등 중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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