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신질서시대 ③<끝>전문가 제언

경쟁구도 속 균형외교
北核 공조분위기 조성
통일시대 주도권 찾기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동북아시아 격랑과 북한 리스크를 극복하고 남북통일의 문을 열어젖히려면 우리에게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우선 동북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에서 균형과 실리를 찾는 외교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외교는 너무 중국 쪽으로 편승하는 느낌"이라며 "'미ㆍ일 대 중국' 구도에서 좀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ㆍ미ㆍ일 3각 동맹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 중국에 대한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를 가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대북정책을 펼칠 공간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중 관계 또한 경제협력에만 국한하지 말고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전직 외교부 관계자는 "2012년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북ㆍ중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틈새를 파고 들어야 한다"며 "중국과의 안보분야 공조 강화가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지시킨다면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 차원 더 나아가 미ㆍ중이 동북아나 한반도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소재가 북한 비핵화"라며 "경제지원이나 교류를 조건으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미ㆍ중에 발을 동시에 집어넣고 북한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ㆍ중과의 양자관계에 매몰되기보다는 동북아, 아세안(ASEAN) 지역에서 다자 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영향력과 운신의 폭을 넓히는 방법도 일각에서 제안하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놓고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북한이 9일 우리의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부하면서 남북관계는 또다시 삐걱대는 모습이다. 우리 측이 끊임없이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에 불분명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북한의 주요 거부 이유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조만간 있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난 후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이산상봉을 추진한다면 그때는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조건 북한의 선의나 진정성만을 기대할 게 아니라 이산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해 접점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 경제협력에서부터 단추를 꿰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김영재 청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리 기준대로 변해야만 신뢰가 시작될 수 있다"며 "5ㆍ24 조치 완화나 해제, 개성공단 국제화 등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효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남북관계가 완전히 세팅돼 출발하긴 어렵다. 일단 배를 띄우고 항해하면서 계속 고쳐야 하는 특수한 성격을 지녔다"며 "남북 경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시스템과 정책을 제도화시켜 정권이 바뀌어도 되돌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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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014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아직 북한의 권력 정비가 진행 중이고 남북관계 악화의 여파로 단기간 내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정상회담의 효과가 가장 크고, 정상회담 결과를 집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회담은 빠를수록 좋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통일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보면 총론은 있는데 각론은 없는 모습"이라며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간 목표를 설정해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끊임없이 개선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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