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비토(veto·반대와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8월 검정통과 이후 사실관계오류와 편향성 등이 문제가 돼 정부의 수정권고와 자체수정, 수정명령 등을 통해 일선 학교의 채택절차를 시작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고 검정취소와 채택반대, 장관퇴진 등에 대한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교체를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발단은 26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야당 위원들은 "교학사 교과서가 교육부의 수정 승인을 받지 않고 42건을 임의 수정하였기에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제38조에 따라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대한 공격을 했다.

이에 대해 서남수 장관은 "수정 사항은 교육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먼저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 하며 사실을 확인한 후에 고의성 여부 및 사안의 경중을 따져 법령 집행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교문위원들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제38조에 따라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2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발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서남수 장관이 교학사교과서의 역사 왜곡 기술에 대해 시민사회 및 학계, 정치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정성을 잃고 오히려 교학사교과서를 비호하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보고 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법령에 의해서만 모든 행정적 판단을 내려야할 정부의 주무 장관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교학사 교과서 사태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장관직을 사퇴해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교문위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의거해 교과서 내용 수정은 하나도 빠짐 없이 교육부의 승인을 거치도록 되어 있으며, 승인을 거치지 않을 경우 검정취소하도록 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내용을 수정해 일선 학교에 교과서를 배포한 행위는 명백한 법령 위반이므로 교학사교과서를 검정승인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의원은 "현재 각 고등학교에서 한국사교과서 채택하고 있는데 교장이 역사교사에게 교학사교과서를 선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채택과정이 공정하지 않은 학교들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 모든 교과서 사태를 유발시킨 교육부장관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교학사에 대한 도를 넘는 찍어내기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야당 측에서 '교학사가 임의로 자체 수정한 사항'이라고 제시한 북한 정부 수립 관련 서술 등 일부 사항은 이미 교육부의 승인 절차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교육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임의 수정한 사항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교학사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른 2개 교과서(금성출판사 13건, 미래엔 6건)에서도 발견됐고 나머지 교과서의 경우에도 임의수정 사항이 있다고 구두로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 위원들은 그동안 교학사교과서에 대한 일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른 교과서에도 나타난 문제들도 교학사교과서에만 한정잡아 트집잡고 침소봉대 하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저지 운동'까지 해 '특정 교과서 죽이기'가 그 도를 과도하게 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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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적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등 9명은 교학사 교과서의 배포를 금지해 달라며 교학사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자주성을 부정하고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며 대한민국 존립 근거를 부정하고 있다"며 "제주 4ㆍ3사건과 보도연맹 사건을 가벼이 여겨 국가에 의한 국민 학살의 의미를 희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4년 2월 교학사 교과서를 배부하게 된다면 신청인들의 인격권에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24개 시민단체는 "교과서 검정 및 검정 감독의무를 위반하고 학교장의 교과서 선정 권한을 침해했다"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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