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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새로 쓰여지는 '명문학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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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옛 속담이 무색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 8학군과 목동 학원가 중심으로 좁게 형성됐던 서울 '학군 프리미엄'의 거품이 꺼져가고 전국적으로 새로운 명문학군이 만들어진 탓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재건축 사업이 예전만 못해 아파트가 노후화되고 소위 '물수능'이라는 쉬운 수능 여파로 학원가 인기도 시들해진 탓이다. 대신 최근에는 국제학교를 비롯해 혁신학교 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명문 학군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신 명문 학군으로 대표적인 곳은 광교, 판교, 송도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종시를 비롯해 가평, 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국제학교들이 속속 들어서며 맹모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치동이 있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92%가 하락, 목동신시가지가 있는 양천구는 2.14%가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기존 명문학군 지역이 한산함을 넘어 냉랭한 분위기다.

자사고나 과학고, 국제고 등 학교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화되고 지역도 다양해지면서 예전과 달리 학군이 부동산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판교신도시를 비롯한 송도신도시 그리고 지방에서 신흥 명문학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세종시와 제주시는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 2011년에 문을 연 채드윅국제학교를 비롯해 포스코 자율형 사립고 등 신흥 명문학군이 있는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는 재작년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아파트값이 지난해부터는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인천 아파트값은 0.40%가 하락한 가운데 연수구는 1.57%가 올랐다. 연수구 송도동 K공인 관계자는 "채드윅국제학교, 신정중, 해송중 등을 끼고 있는 2공구의 경우는 40평대 후반까지는 기존 분양가를 유지하고 있고 30평대는 기존 분양가에서 최소 6000만원에서 최대 2억까지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센트럴 파크 1~3차, 자이 1·2차, 하버뷰 1~2차 , 푸르지오, 그린애비뉴, 엑스포 아파트 6·9·10단지 , 그린워크 1·2차 등 10여개 단지가 대부분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동판교신도시 역시 지난 2009년 보평초·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보평고등학교는 과학중점고로 전환되면서 신흥 교육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판교신도시는 강남 접근성이 탁월해 맹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신도시지만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동판교와 서판교 아파트값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진 것을 보면 동판교에 '학군 프리미엄'이 뚜렷하게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판교동 H 공인 관계자는 "서판교와 동판교의 아파트값은 84㎡기준으로 약 2억원 정도 시세 차이가 형성돼 있다"고 귀띔했다. 동판교 백현마을 2단지, 봇들마을 2단지 등은 각각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6억~7억원대, 서판교는 산운마을 4단지, 5단지 등이 같은 면적으로 5억원대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세종국제고와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명문학교가 들어서는 세종시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평균 6.67%가 올랐다. 차로 5~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세종시의 경우 시 전체가 명문학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초·중교는 물론 국제고,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세종시 최고의 학군과 명품 학원가가 함께 형성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전국 최고의 학군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국제고,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명문학군과 예전의 서울 대치동 같은 학원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스 런던 컬리지어트 스쿨 제주(NLCS, Jeju)와 브랭섬 홀 아시아(BHA) 등 국제학교가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역시 학군 프리미엄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격하게 활성화된 지역이다. 1400명에 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제주에 자리 잡으면서 지역경제와 부동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림읍 라온프라이빗타운은 전용면적 119㎡형의 분양가가 4억2000만원에 달하지만, 총 378가구 중 국제학교 학부모가 100여 가구 가량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3월 분양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단독주택용지 140필지는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공개분양 이후로도 개인간에 이뤄진 거래건수가 150여건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구억리 S공인 관계자는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타 지역과는 좀 다르게 아파트 보다 단독주택지가 인기가 좋아서 지난해 순식간에 분양을 마쳤고, 올해도 시에서 공개 분양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땅을 매입해 집을 짓는다고 소문만 나도 순식간에 임대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라면서 "이곳에는 연예인·유력기업 회장 자녀 등 소비력이 받쳐주는 학무모들이 많은 곳이라 강남이 부럽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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