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수 적고 책임대상도 마땅하지 않아 구제 어려워, 소비자 스스로 주의 필요"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확 바꾸어놓은 스마트폰은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이용한 범죄 또한 횡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그 수법이 더욱 고도화ㆍ지능화되고 있다. 우선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등에서 횡행하던 종전 사기수법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무대만 바꿔 나타나고 있다. 이전엔 찾아볼 수 없던 신종 수법ㆍ행태도 눈길을 끈다. 모바일 청첩장이나 무료ㆍ할인쿠폰 등 '낚시성 메시지'로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경우가 스마트폰 사기의 대표적인 예다.

'링크를 클릭하면 커피 2잔을 무료로 드려요.' '법원 등기가 발송됐습니다. 간편하게 등기 조회가 가능합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전부 '스미싱(SMS+Phishing)' 피해로 이어졌다. 스미싱은 문자 메시지에 링크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휴대폰에 악성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 소액결제가 진행되거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수법이다. 범행과정이 교묘해 피해자들은 청구서가 도착할 때까지 피해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대 후반 A씨는 모르는 번호로 도착한 모바일 청첩장 메시지를 '지인의 배우자 될 사람이겠거니'하며 별 의심 없이 클릭했다가 말로만 듣던 스미싱을 당했다. 유출된 A씨의 개인정보는 게임사이트 아이디를 만드는 데 이용됐다. 

피해자들에게 지인 행세를 하며 접근하는 것은 조금 더 지능화한 스미싱 수법이다. 동창회 사이트에서 연락처 목록 등을 입수해 동창생 행세를 하며 접근한 뒤 "급히 돈을 빌려달라", "추진 중인 사업에 투자하면 3배로 돌려주겠다" 등의 말로 꾀어 돈을 가로채는 식이다. 한 미국교포는 각종 동창회 사이트ㆍ카페에서 9억원 넘게 가로채고서 피해보상 요구엔 나 몰라라 하다 징역 6년6월형을 받았다.


범죄는 점점 지능화하고 있고 스미싱으로 인한 피해자는 많이 생겨나는 반면 피해액수는 적고, 사기범이 적발되지 않는 한 책임을 물을 대상도 마땅하지 않아 구제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로 스미싱 피해 관련 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한 민사단독 판사는 "피해자들은 굳이 법적으로 다투지 않아도 될 만큼 피해액수가 적어 감내할 만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또한 스미싱은 보이스피싱처럼 범행에 직접 나선 이들 외에 대포통장에 쓰인 명의를 빌려준 제3자 등 책임을 물을 만한 대상을 찾기가 모호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피해사례를 접수받아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통신사나 결제대행업체 등이 책임을 회피한다며 따져 묻기도 하지만 해당 서버가 중국 등 해외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결국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설치는 반드시 공식 마켓을 이용하고 모바일 전용 백신을 설치하고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를 개인 이용행태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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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기단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한 국제금융 사기 범죄조직은 최근 사기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 조직적으로 접근해 줄줄이 기소됐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여러 차례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사기 혐의 등으로 수차례 법정을 드나들었다. 각각 문자 메시지 전송, 대포폰 조달, 편취 금원 인출 등 역할을 나눠 꼬리를 숨긴 일당은 결국 범죄에 동원한 아르바이트생들이 적발되며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부의 한 판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행이 점점 지능화ㆍ 조직화하고 있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동창생 행세를 하는 등 속아 넘어가기 쉽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확인되지 않은 출처의 메시지를 열람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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