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의 자류를 인용해 지난달 자산 매니저들이 사들인 해외채권 규모가 2조6000억엔(26조원 상당)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간 9조1000억엔의 해외채권을 사들여 5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 1월~9월 14조엔 상당을 매수한 이후 최대 매수세다.
일본중앙은행(BOJ)이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에 따라 최근 엔화가 더 떨어진 점이 일본 투자자들을 해외채권 비중을 늘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엔화값이 추가로 떨어지면 엔화로 환산한 해외 투자 가치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엔화는 글로벌 헤지펀드와 다른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대비로는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화와 파운드 대비 5년만에 가장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에서 엔화는 달러당 103.08엔으로 거래됐다.
세계 최대 투자자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투자 패턴은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일본 투자자들은 올해 3분기 미국 채권시장에 500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미 연준의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규모가 조만간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다.
일본 투자자들은 또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채권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다이와 SB투자의 멕시코 채권 규모는 38조엔으로 반년전보다 54%나 증가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5.3%로, 같은기간 일본 국채 수익률 0.38%보다 훨씬 높다.
이케자와 게니치로 펀드매니저는 멕시코의 에너지 분야 개방과 같은 경제 개혁으로 멕시코 국채의 쿠폰 이자도 늘어남에 따라 추가적인 혜택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엔화 추가 약세를 기대하고 해외채권 투자를 늘리는 것은 시장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을 경우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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