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대첩]모로코서 ‘일등 대우’ 받는 비결?
대우건설, 1970년대부터 해외시장 다변화 주력… 리비아 등 아프리카 선점 첨병 역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모로코 항만도시인 카사블랑카에서 남서쪽으로 140km 떨어진 조르프라스파 산업단지에는 현재 7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 공사비만 10억2300만달러, 한화 1조800억원에 달한다. 장기간 전력난에 고심하던 모로코 정부가 10년만에 추진한 최대 국책사업으로 준공 후에는 모로코 연간 전력 생산량의 40% 이상을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수천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 대부분이 현지 협력업체와 현지인에 의해 이뤄져 모로코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르프라스파 일대를 방문하면 현지인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몰라도 대우건설은 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민자발전사업자인 조르프라스파 에너지회사(Jorf Lasfa Energy Company)가 발주한 5ㆍ6호기 건설공사를 대우건설이 2010년 12월 EPC계약으로 단독 수주해 설계, 구매, 시공을 일괄 수행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어서다.
대우건설이 모로코 조르프라스파 산업단지에는 짓고 있는 7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모로코 정부가 10년만에 추진한 최대 국책사업으로 준공 후에는 모로코 연간 전력 생산량의 40% 이상을 담당하게 된다. / 대우건설
◆"아프리카 선점 첨병역할"=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다변화 전략은 선도적이다. 1970년대 말 대우건설은 중동에 치우쳐 있던 우리나라 해외 건설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 아프리카에서도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리비아, 나이지리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신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기존 토목, 건축 분야 중심에서 석유ㆍ가스 및 발전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구조를 완성한 것도 이 시점이다. 이후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 결과,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신흥 주력시장인 모로코는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이다. 1998년 대우전자ㆍ자동차 모로코 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새로운 시장인 모로코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외환위기 등으로 모로코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2010년 재진출에 성공, 유럽 건설사들이 독식하던 모로코 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3억3000만달러 규모의 조르프라스파 인광석 비료공장 P1&P3 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올해는 대우건설 사상 최대 규모인 17억7000만달러의 사피 민자발전소 공사를 따냈다. 1320MW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로 앞선 조르프라스파 발전소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 과정이 수주에 큰 도움을 줬다. 이 수주로 대우건설은 모로코 누적수주 34억6100만달러를 기록, 국내 건설사 수주액의 90%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인의 성실함, 통했다"= 대우건설이 조르프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의 최대 난제로 꼽은 것은 다름 아닌 언어다. 현지 전문기술인력의 부족과 프랑스어와 아랍어를 사용하는 모로코의 언어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꾸준한 교육과 교류를 통해 기술ㆍ문화적 격차를 줄여나갔다. 이와함께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공사를 수행, 어려움을 극복했다. 현장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고 있는 양희영 상무는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대우건설 직원들의 근면함을 보고 현지 근로자들도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실함은 모로코가 속해있는 아프리카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올리는 데 원동력이 됐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들이 지금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수주한 721억달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55억달러의 공사를 수행했다. 이중 북아프리카에서만 184억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따라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누적기준 53.3%에 달한다. 결국 남들이 가지 않는 곳,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먼저 개척하는 대우건설 특유의 도전정신과 성실함이 바탕이 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로코 발전 플랜트 시장에서의 연이은 수주로 대우건설의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동일공종 플랜트간 인력, 자재 등의 연계로 원가절감에도 크게 도움이 됐다"며 "북아프리카 시장은 중동지역에 비해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한 편으로 대우건설이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발전건설명가 넘어선다"= 대우건설은 모로코에서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발전 EPC 분야에서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격, 설계능력, 영업전략 등의 해외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시장 개척, 독자적 원천기술 확보, 개발형 IPP사업 확대 등을 통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세부안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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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존 시공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사업기획, 시공, 금융조달 및 운영이 포괄적으로 융합된 민자발전사업(IPP) 분야를 미래의 먹거리로 선정했다. 이 분야는 금융 조달능력이 중요한 탓에 KDB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건설로서는 건설과 금융의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미 다변화 행보가 시작됐다. 대우건설이 단독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대우에너지(주)는 올해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고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LNG복합화력발전소인 대우 포천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지난 10월 대우건설이 8360억원 규모의 EPC계약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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