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사, 국내는 좁다…하늘길 전쟁 본격화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항공사들이 국제선 노선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어차이나, 남방항공, 동방항공 등 중국의 '빅3' 항공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선 노선을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느리고 들쑥날쑥했다. 해외 노선 대부분이 베이징, 상하이 같은 중국 대도시 지역과 해외 주요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선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들의 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2~3선 도시들을 해외 주요 거점 도시들과 연결하는가 하면 취항하는 해외 도시 수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장거리와 연결편 노선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항공사들이 다음달부터 적용하는 겨울 운임 스케쥴에는 23개 신규 국제 노선이 포함돼 있다. 베이징-휴스턴, 제네바-호놀룰루, 청두-프랑크푸르트, 난징-시드니, 광저우-모스크바 등이 신규 취항 노선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를 많이 도입해 장거리 운항에 효율성을 제고한데다 중국 여행객들의 해외 이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빅3' 항공사의 국제선 트래픽 증가율은 18~23%를 기록, 한 자릿수 중반에 머물러 있는 국내선 트래픽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중국 내 노선으로는 더 이상 먹을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 때문에 티켓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고, 중국 내 고속철 발달로 항공기 대신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중국 정부는 6년간 이어져 온 민영 항공사 설립 제한 조치를 풀어 항공업계의 자율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민항총국(CAAC)은 지난 5월 산둥성에 본사를 둔 난산그룹에 칭다오 항공사 설립 허가를 내줬고 윈난성 징청그룹에도 루이리 항공사 설립을 허가했다.
중국 항공사들이 최근 발표한 실적들은 이들이 해외 노선 확대 쪽으로 전략을 변화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에어차이나와 동방항공은 올해 국내선 여객 수가 10%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티켓 가격 인하로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에어차이나의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7.3% 줄어든 29억4000만위안(약 4억8300만달러)을 기록했다. 동방항공은 1~9월 누적 순익이 0.2% 감소한 36억2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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