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中企만 혜택..본래 취지 어긋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위원회가 정책금융인 온렌딩대출 창구를 저축은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는 저축은행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24일 "온렌딩대출을 저축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진전된 사항이 없어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온렌딩대출은 정책금융공사가 은행 같은 중개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되, 중개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대출제도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17조원 이상 공급됐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온렌딩 취급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온렌딩과 저축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온렌딩은 독일의 관계형금융을 모델로 국내에 도입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시중은행이 창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은행이 주도적으로 심사를 하다보니 건전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정작 필요한 기업에 공급되기 보다는 우량 중소기업에만 혜택이 주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온렌딩의 취지는 정책금융공사와 은행간 위험분담을 통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간접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같은 분담제도를 이용해 지원된 자금비중은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온렌딩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같은 정량적인 요소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인 정성평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시중은행 보다는 인근 중소기업을 지켜봐온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저축은행 역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금융 취급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학계에서는 단기간에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견해다. 저축은행의 신뢰도가 추락한데다 온렌딩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지역밀착형 금융 역시 요원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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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금융은 기본적으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현재의 저축은행 역량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관계형금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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