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부문을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의 철강 사업 부문이 사실상 현대제철로 통합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양대 축인 '자동차-철강' 부문의 시너지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17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갖고 양사의 부분 인수합병 등을 논의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이사회에서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인수합병에 따른 합병비율 등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하이스코는 이사회에서 냉연과 강관 부문을 분할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양사의 부분 인수합병은 현대하이스코가 냉연사업 법인을 떼어내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물적분할된 사업부문인 냉연부문의 유무형 자산과 인력을 인수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부문은 약 3조6000억원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대하이스코는 냉연 법인 지분을 현대제철에 출자하고, 그 대가로 현대제철로부터 현금 매각대금 또는 신주를 인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현대제철이 사실상 현대하이스코를 인수, 매출 20조원이 넘는 종합제철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을 활용해 열연강판을 만들고 있으며, 현대하이스코는 열연강판을 압착한 냉연강판을 만들어 현대ㆍ기아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각각 14조1463억원, 8조40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의 부분합병을 통해 다양한 이득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그간 현대제철의 발목을 잡아온 차입금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강판의 77%가량을 공급하는 냉연사업을 갖게 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11조원가량으로 순이자비용만 연간 3000억원 안팎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채무 상환이 시작된다. 반면 현대하이스코는 분기마다 15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 정도로 현대제철(4.9%)의 3배 수준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지난달 당진 3고로를 완공함에 따라 1조원 규모의 특수강 설비 투자 부담만 남아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인수합병은 이미 1년여 전부터 가시화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피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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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대제철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5.7% 들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제철 주식을 12.5%, 현대하이스코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덩치와 시가총액을 키운 후 정 회장이 가진 합병회사 주식과 기아차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식을 맞교환하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부분 인수합병은 정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의 입지를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완전 인수합병할 경우 신 사장의 역할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양사간 인수합병으로 정 부회장으로의 후계 구도가 가속화 되고 신 사장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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