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창업'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창업서적은 재테크 서적과 더불어 여전히 강력한 출판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도 창업서들이 끊임없이 출간돼 서점 코너마다 가득하게 장식돼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창업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퇴직금과 은행 융자 등을 퍼부어 새로운 '대박'의 꿈을 향해 도전하지만 성공 확률은 지극히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8.8%인 800만명이 자영업자다. 이들의 57%의 연간 평균 순이익 1000만원에도 못 미친다. 또한 창업 후 2년 이내에 자영업자의 50%가 폐업하고 있다. 즉 수치상으로는 4년이면 자영업자들이 한번은 폐업하는 셈이다. 폐업을 면한 자영업자라고 해도 80%가 주말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창업은 신중을 거듭하며 오랜 숙고와 경험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엇인가를 팔아야 살아간다. 누구라도 예외 없다. 다만 고용 형태로 파느냐, 자신이 직접 생산, 제조해 파느냐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교사가 교단에서 지식을 팔고, 성직자가 경전의 내용을 팔고, 농부가 농산물을 팔 듯 상인만이 물건을 파는 건 아니다.

그 혹독한 삶의 환경속에서 창업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창업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창업서적 몇권은 읽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 성공스토리를 그럴싸하게 포장해 은근히 환상을 부추기는 책들도 많다.


게다가 창업서적 중에는 창업을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00연구소', '00 컨설팅'라고 거창한 간판을 달고 내놓은 책도 있다. 잘 골라 읽지 않으며 오히려 창업에 해악을 끼칠 수 있어 매우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창업하려면 적어도 관련서적 수십권 이상은 읽고, 수차례 여러 사람들과 상담한 다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성공신화에 미혹되지 말고 실패사례들도 함께 학습할 것을 권유한다.


프레이저 도허티의 창업서 '슈퍼잼 스토리-잼 하나로 세상에 뛰어든 창업 이야기'는 예비창업자가 가져야할 비즈니스 철학이 잘 담겨 있다. 현재 스물네살인 도허티는 10년전 '슈퍼잼' 회사를 차려 오늘날 덴마크, 핀란드, 러시아, 호주, 중국에 진출한 것은 물론 올해부터는 한국에서도 슈퍼잼을 판매하고 있다.


과일 100% 천연잼인 '슈퍼잼'의 성공스토리는 할머니의 부엌에서부터 시작된다. 도허티는 어릴 적 재미삼아 만들어본 잼이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판단,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성공스토리라기보다는 일상의 작은 아이템이 사업의 단초와 근본적인 창업 발상이 무엇인 지를 잘 보여 준다.


도허티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열정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며 "창업은 젊었을 때가 적기"라고 조언한다. 도허티는 정식교육도 받지 않고, 든든한 배경도 없이 오로지 일상의 아이템을 성실함과 정직함으로 승부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다. 도허티식 창업과 기업 운영은 창업하려는 사람에게 많은 영감을 줄 만큼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주 흔한 제품을 가지고도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웰빙이라는 사회적 트렌드도 한몫 한다.


즉 창업자들이라면 사회 변화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창업을 준비할 때조차 다양한 인문적 소양도 요구된다는 걸 의미한다. 아 책은 '대박' 혹은 '쪽박' 운운하는 책들보다 유익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여러 창업서, 시장 트렌드, 창업 가이드 등과 함께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책도 승자의 추억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은 때문이다. <'슈퍼젬 스토리'/프레이저 도허티 지음/최기원 옮김/더 퀘스트 출간/값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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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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