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일본 정부가 고베 와규를 비롯한 농식품을 주력 수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고베 와규는 일본 고베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쇠고기로 프랑스의 와인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0년간 일본의 농업분야는 높은 수입관세 장벽으로 보호를 받았다. 일본 농가는 소득을 보장하는 정부 보조금으로 겨우 버티는 대신 강력한 정치집단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 농가의 정부 의존도는 56%로, 7%에 불과한 미국이나 19%인 유럽보다 훨씬 높다.

이 같은 정치권과 농가의 밀월관계는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농업 부분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TPP는 일본 산업을 다시 한번 도약시키는 동시에 식품 수입업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농가에는 치명적이다. 아베 총리는 농가 피해를 보전해주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농식품을 해외 시장에 팔아 내수시장 점유율 축소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16%에 불과한 농식품 수출을 2050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다. 일본은 최고급 쇠고기와 쌀 등을 해외 시장에 팔고있지만 전체 최고급 농식품 수출은 이탈리아의 8분의 1 수준이다.

이를 위해 금융지원책도 내놨다. 우선 주요 은행들과 손잡고 농산품 수출창업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은행들은 이미 300억엔(약 3253억원)이 준비됐고 추가로 300억엔을 더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의 자회사는 현지 파트너와 도쿄 인근 지바현과 홋카이도현에 합작 농장을 세웠다. 농가에 수출 노하우를 알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니시자와 다카시 노무라아그리 대표는 “농업 분야는 매우 흥미롭다”면서 “많은 농가에서 좋은 상품을 만들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무역회사인 마루베니도 농산품 수출에 나섰다. 마루베니는 일본 농산품을 중국 시장에 팔기 위해 최근 홍콩 위성방송인 인터내셔널 미디어 그룹과 예비협정을 맺었다. 소비자들이 방송과 휴대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인공첨가물이 없는 복숭아와 사과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칸도 도메이 마루베니 농업부분 부부장은 "우리는 부유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관심이 있는 것은 원자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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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산물이 모두 수출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 혼슈 지방의 사도섬에선 무농약 쌀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싱가포르 식품 박람회에 출품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일본 전통술인 사케 브랜드 다사이의 성공은 잠재적인 성공 모델을 보여준다. 다사이는 뉴욕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다사이 제조사인 아사히 양조의 사쿠라이 히라시 사장은 "시작부터 고가시장이 목표였다"면서 "산골짜기 작은 주류업체였던 만큼 대규모 시장과 경쟁할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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