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창원 등지서 몰리며 전셋값 '고공행진'…2년새 1억원 올라
외국인들이 월세로 찾는 경우도 많아…대형 주택은 매매가 하락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주상복합 분양가가 1600만원, 한때 '부산의 강남'으로 떠오른 센텀시티·마린시티도 부동산 경기의 직격탄을 맞았을까. 고점을 찍었던 2008년에 비해 대형평수 매매가는 내렸지만 중소형은 꾸준히 올랐다. 수도권 만큼은 아니지만 전세는 물건이 없어 거래가 어려운 실정이다.
센텀시티는 해운대구 우동 일대에 조성된 신도시로 면적은 6만1000㎡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전하는 혁신도시 중 한 곳이다. 동백섬·해운대와 인접하고 광안리 조망권을 확보한 덕분에 부산시내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수영만요트경기장을 재개발한 마린시티는 '신 부촌'으로 거듭났고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들은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새로운 도심으로 자리잡은 이곳의 2011년 말 입주 주상복합 매매가는 지난해 말 바닥을 찍고 서서히 회복세다. 조망권과 부촌, 편의시설을 확보해 부동산 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전세가는 꾸준히 오르고 매매가는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세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입주를 시작한 뒤 전국적으로 대형아파트 가격이 떨어졌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급매물이 해소되고 서서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지 않겠지만 추석 밑인 이번주에만 집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8팀 정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중에는 양산·창원에서 출퇴근하는 의사·교사 등 전문직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매가는 2008년 말 바닥을 쳤고 지금은 서서히 회복중이다. 2006년 입주한 대우트럼프월드센텀 85㎡는 2008년 말 매매가가 5억원이었다. 2011년 말 6억1500만원까지 올랐다가 5년이 지난 현재 5억5000만원대로 유지되고 있다. 대우트럼프월드마린 198㎡는 2007년 말 매매가가 6억1500만원이었고 2010년말부터 9월 현재까지 7억75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센텀시티 내 M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물건이 없어 거래가 잘 안되고 있고 가격대가 비싼 지역이라 수요가 많지는 않은 편"이라며 "매매가는 최저점을 찍었던 2008년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대형평수가 대부분이라 거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평수는 인근에 새 주상복합단지가 입주하면서 시세가 하락하기도 했다. 요트경기장 인근 대우트럼프월드마린 218㎡는 2007년 말 12억7500만원이었지만 2010년 말 최고점(17억7000만원)을 찍은 후 하락세로 접어들며 올 들어 16억2500만원이 유지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 하락으로 수도권의 심각한 전세난처럼 전세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세 물건이 없다보니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생겨나고 있고 거래도 이뤄지기도 있다는 전언이다. 전셋값이 2년전에 비해 1억원 넘게 오른 곳도 있다.
대우트럼프월드센텀1단지 112㎡ 전셋값은 2008년 말 1억7500만원이었지만 올 들어 2억7500만원으로 1억원이 올랐다. 두산위브더제니스 148㎡는 2011년말 2억1500만원이었지만 1억1000만원이 올라 9월 현재 3억2500만원대다.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월세로 이사오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K공인 관계자는 "해운대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조망권이나 분위기를 보고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선박회사나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월세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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