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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엔 두개의 달이 뜬다 '마법의 직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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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마법 4景-1.山中都心 2.海路六百 3.八十層林 4.漁市女心

부산엔 두개의 달이 뜬다 '마법의 직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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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부산은 여행 목적지로서 보면 마법같은 도시다. 여름날이면 후끈 달아오르는 해운대를 비롯해 자갈치시장으로 대표되는 항도와 50년대 초 피난시절 달동네 삶을 간직한 감천문화마을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 솟고 있는 마천루의 야경 등 마법 같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어디 그뿐인가. 달빛이 운치 있는 달맞이 고개와 철석이는 파도소리와 함께 걷는 명품 해안길인 갈맷길, 서민들의 살아있는 소리가 묻어나는 시장통과 맛집들ㆍㆍㆍ. 말로 다 엮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여행지가 곳곳에 산재하니 이것이 마법이 아니고 무엇일까.
 
1.山中都心-달동네 옛 정취 품은 부산의 산토리니 감천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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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여행지중 가장 마법 같은 곳이 감천문화마을이다. 1950년대초 피난민들의 팍팍한 삶의 보금자리였던 곳이 지금은 한 해에만 9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니 말이다. '주말에 가면 사람에 밀려 다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울긋불긋 단장한 마을은 무척 이국적이다. 산비탈면을 따라 파랑, 노랑, 하늘, 분홍 등 원색의 페인트를 곱게 칠한 직사각형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하나같이 지붕 낮은 집들이다. 집집마다 옥상에 파란 물통을 이었다. 사각형과 원통형이 적당히 어우러지며 절묘한 구도를 이룬다. 이런 풍경들이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 '부산의 산토리니' 혹은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린다.
감천마을을 찾은 지난주말에도 마을은 관광객들로 시끌벅쩍했다. 감천마을 투어의 들머리는 서구 아미동과 사하구 감천동을 잇는 반달고개인 감정초등학교앞이다. 넉넉잡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다소 비탈길도 있지만 그리 품이 드는 편은 아니다.

마을 입구에서 정보센터인 '하늘마루'까지 이어지는 산복도로에는 다양한 작품이 설치되어 눈길을 끈다. 2009년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와 지난해 '미로미로프로젝트' 등을 통해 다양한 조형물들이 만들어진것. 이중 마을 입구 이층집 난간에 자리한 전영진작가의 반인반조(半人半鳥)가 시선을 끈다.

'하늘마루' 옥상에 서면 시리도록 푸른 감천항이 한 눈에 들어오고 고개를 돌리면 옥녀봉과 천마산 봉우리가 안데스 산맥처럼 버티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정식 명칭은 '감천2동 산복마을'이다. 1950년대 초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몰려 들어 생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사하구청이 펴낸 '사하구지'는 '신흥종교인 태극도를 믿는 사람들이 모여 집단촌을 이룬 마을'이라 적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거치며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것을 제외하면 마을은 당시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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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투어는 마을 속살을 따라가는 길. 끝이 있을까 싶지만 신기하게도 골목은 막힌 곳 없이 서로를 잇고 있다. 이 골목은 저 골목의 입구이자 출구다. 골목 마다 예쁜 이정표와 조형물들을 설치해 뒀다. 미로 같은 길에서 관광객들이 길을 잃을까 화살표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골목길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다. 행여 맞은 편에서 사람이라도 온다면 꼼짝없이 '외나무 다리'가 된다. 서로의 숨결마저 맞닿을 것 같은 이런 골목에서 가벼운 눈인사 없이 지나치는 게 되레 이상할 정도다. 골목에서 마주치는 주민들도 팍팍한 삶 탓에 짜증이라도 날 법하지만 관광객들에 웃음을 전해준다.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기한 광경이라도 본 듯 탐방객들이 찍는 사진이다. 마을집들의 모습이 아니라 주민들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사진들이다.

골목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옥상에 걸려 있는 빨래나 속옷 등은 안찍었으면 좋겠다."면서"여름에는 방안까지 찍어 더워도 문을 열어놓을수가 없다."고 웃음으로 말한다.

감천마을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공동우물 등 추억의 장소들도 남아있다. 우물 주변의 공터는 아침 저녁으로 물동이들이 장사진을 이루던 곳이다. 물이 귀한 산동네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지게 양쪽에 물동이를 하나씩 걸고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렸을 것이다. 그때의 모습은 벽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으로 남았다.

어둠이 밀려온다. 파란하늘에 알록달록한 풍경은 어느새 사라진다. 골목마다 집집마다 하나둘 등불이 켜진다. 골목길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 가장의 손에 과장봉지가 흔들린다. 고달파서 더 인간적이고 허름해서 더 아름다웠던 감천마을사람들의 하루가 가족품에서 마무리된다.

2.海路六百-갈매기 따라 걷는 명품해안길 갈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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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파도를 따라 걷는 갈맷길은 부산의 명품해안트레킹길이다. 9개 코스로 총길이는 264㎞. 해변길과 갯벌길, 숲길, 갈대밭길, 호수길 등 다양하다. 이중 2코스 2구간인 '이기대 갈맷길'이 아름답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공원을 거쳐 오륙도까지 12.6㎞를 걷는다. 오륙도 앞에서 시작되는 해파랑길(부산~강원도 고성 간 탐방로)과 겹치는 것도 매력이다.

길은 설렁 설렁 걸어도 될 정도로 평탄하다. 바다와 맞닿은 절벽을 따라 계단과 구름다리, 오솔길, 여울마당이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한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인 탓에 주변 자연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 기암 절벽을 감싼 짙푸른 녹음,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하늘빛 바다가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수려하다.

5개의 현수교가 해안 절벽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곳에 서면 파도에 쓸리는 몽돌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발길을 잡는다.

해녀 막사도 길에서 만난다. 40년 전 해녀들이 조업 후 어구를 보관하고 휴식을 취했던 곳. 이곳에서 해녀가 직접 잡은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걷는 내내 바다가 품 안에 들어온 것만 같다. 파도 소리와 바다 냄새 맡으며 걷다보면 바다위의 광안대교와 마천루들이 솟은 해운대가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3.八十層林-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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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밤 풍경의 주인공은 광안대교다. 부산의 야경을 감상한다는 건 사실상 이 다리를 구경하는 것과 같이 했다. 하지만 부산의 밤이 변했다. 해운대에 국내 가장 높은 건물이 들어섰고, 남항대교가 새 빛을 내기 시작했다.

부산의 밤 풍경이 빼어난 건 여백과 반영 때문이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의 크기만큼 어우러져 있고, 바다는 뭍의 마천루들이 뿜어내는 빛을 고스란히 비춰 낸다.

해운대 뒤편의 장산에 오르면 광안대교와 마천루가 늘어선 해운대 일대 등 부산 시내의 기막힌 야경을 담을 수 있다.

또 달맞이 언덕 정상부 해월정이나 문탠로드 중간쯤에 서면'센텀시티','마린시티' 등의 마천루들이 펼쳐 내는 화려한 야경이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80층짜리 아파트도 이곳에 있다.

바다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르다. 해운대 동백섬 들머리에서 '티파니21호'가 매일 저녁 운항한다.

4.漁市女心- 심장박동이 멈추지 않는 시장통과 먹거리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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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에서 걸어서 30여분 내려오면 추억의 골목이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1960~70년대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 기웃거렸을 골목이다.

'보수동'이란 이름만큼이나 진한향수가 풍기는 이곳에 헌책방 50여곳이 있다. 1950년대 초, 당시 미군들이 보고 난 잡지와 학생들의 참고서 등을 몇몇 헌 책방들이 모아 팔면서 형성됐다. 다양한 서적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책박물관과 북카페 등도 있어 쉬어가기 좋다.

골목을 나서면 국제시장, 깡통시장, 역동적인 자갈치시장 등 부산을 대표하는 시장들이 연이어 나온다.

먹거리는 남포동 족발골목이 있다. 얇게 썬 족발 위에 해파리 냉채를 올리고 톡 쏘는 겨자소스를 얹어 먹는 냉채족발로 유명하다.

자갈치시장의 생선구이도 맛보자. 생선구이 골목에 들어서면 생선을 산더미만큼 쌓아놓고 껍질은 노릇노릇 속은 보들보들하게 구워내는 생선구이의 달인들이 보인다.

그리고 돼지국밥, 씨앗호떡, 비빔당면, 카레맛으로 유명한거인통닭 같은 군것질 거리도 부산의 맛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부산=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수도권에서 가면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백양터널요금소→태종대ㆍ수정터널 방면 고가도로→수정터널→중앙대로→자갈치사거리→남포동→감천 문화마을. 감정초등학교 아래 공용주차장이 넓게 조성돼 있다.

△그외 볼거리=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태종대를 비롯해 다대포, 몰운대, 범어사, 금정산성, 용궁사, 달맞이길 문탠로드 등이 있다.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시내 일주를 즐겨도 된다. 해운대와 태종대를 기점으로 도는 순환형과 역사문화 탐방, 야경 등을 둘러보는 테마형 등 두 종류다. 문의 부산관광공사(www.bto.or.kr)051-780-2111. 관광안내 1330.

△잠잘곳=오션스파 '씨메르'를 새로 연 파라다이스호텔은 바다와 맞닿은 야외스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말까지 스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한다.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 부산도 디럭스룸 숙박과 조식 제공, 수영장 무료이용 등을 포함한 스프링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리조트 해운대, 아르피나유스호스텔, 금강국민호텔, 글로리콘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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