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제시 리버모어, 5달러로 가출해 10대에 주식천재가 되다

민족의 명절, 몇개월만에 만난 일가친지들이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면 정치 얘기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게 주식투자 얘기다. 요즘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주식투자 얘기를 무용담처럼 들려준다. 재미있는 것은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 얘기는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 처절한 실패 얘기들이 얘깃거리가 된다. 각종 CF 등으로 번 돈 10억원대를 날린 사연, 대박 직전까지 갔다 욕심을 내는 바람에 결국 쪽박이 됐다는 사연 등이 안주거리로 관심을 모은다. 이 같은 주식투자 '쪽박기'는 비단 개미투자자로 불리는 이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투자에서 일가를 이뤄 전설적 투자자의 반열에 오른 이도 처절한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개인투자자의 전설로 남아 있는 제시 리버모어(Jesse Rivermore)의 '대박'과 '쪽박'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월가의 큰곰'이란 별명을 가진 제시 리버모어(Jesse Rivermore)는 단기 투자에 승부를 거는 전업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투자의 전설이다. 개인투자자의 신화, 시세 조종의 대가란 별명만큼 그의 삶과 투자는 드라마틱했다.

1877년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제시 리버모어는 10대때 단돈 5달러를 쥐고 집을 뛰쳐나왔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빈농의 삶을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것이 가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 소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소를 판 돈을 가지고 가출한 고 정주영 회장이 데자뷰되는 대목이다.(정 회장보다 28살 많은 리버모어의 가출이 물론 그만큼 더 빨랐다.)


보스턴으로 간 제시 리버모어는 14살때부터 주식중개회사 '페인웨버'에서 주식호가판을 관리하는 사환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중학생 나이밖에 되지 않았지만 리버모어는 일을 하는 틈틈이 일기를 쓰며 스스로 주가 변동 패턴을 찾아보고, 모의투자를 해보기 시작했다.

15살이 된 리버모어는 3.12달러 수익을 올리며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투자인생의 첫발을 디뎠다. 그해 리버모어는 사설 거래소를 전전하며 주식과 상품거래로 1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것도 중학교 3학년 나이의 초등학교 졸업생이 올린 성과였다.


이 같은 성과는 어린 나이의 그를 일약 투자세계의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몰빵꼬마'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사설 거래소 출입을 금지당했고, 정규 거래소 출입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에 리버모어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트레이더로 변신했고, 20살이 될때까지 1만달러를 벌었다.


보스턴을 평정(?)한 리버모어는 21살때 뉴욕 증권거래소(NSE)로 무대를 옮긴다. 하지만 10대때 보스턴에서의 성공은 메인 시장이 뉴욕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았다. 뉴욕으로 무대를 옮긴 후 이듬해 전재산을 잃었다.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500달러를 빌려 세인트루이스의 사설 거래소로 간 리버모어는 이틀 만에 2500달러를 만들어 뉴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운명의 1901년을 맞기까지 그의 계좌는 5만달러로 불어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리버모어를 파산으로 몬 1901년이 됐다. 당시 노던 퍼시픽 철도(NPR)란 회사 주식이 매집을 하던 다른 철도회사 대표의 공개매수에 힘입어 4월말 100달러에서 불과 열흘만인 5월9일 1000달러로 급등했다. 리버모어는 이 광란의 폭주가 곧 끝날 것을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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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에 5만달러가 있던 리버모어는 NPR 주식을 1901년 5월9일 모두 공매도쳤다. 문제는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는 것이다. 100에서 공매도 낸 주문은 80에서야 체결됐다. 공매도 가격이 너무 낮게 체결된 것을 알고, 공매도 청산을 위해 다시 주문을 냈을 때는 주가가 다시 올라 100에서 체결되는 식이었다. 대량주문이 몰리며 체결이 늦게 된 탓에 리버모어는 원하는 것과 반대로 매매한 셈이 됐다. 결국 그날 매매로 리버모어는 5만달러를 모두 잃었다.


1차 파산 후 3년만에 화려한 재기를 했던 28세의 리버모어는 다시 빈털털이가 됐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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