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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 '숫자엔 온기, 마음엔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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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반 밖에 vs 반이나'. 컵에 담긴 물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처럼 요사이 경기 인식은 두 방향으로 갈라져 있다. 하나의 지표 안에서도 회복세를 말하는 우상향 곡선과 체감을 방해하는 더딘 속도가 공존하는 탓이다. 전자는 '사실', 후자는 '느낌'에 가깝지만 경기 흐름이 바뀌는 시점엔 추세와 수준 어느 쪽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여러 지표는 하반기 경제의 봄기운을 말하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신규 취업자 수는 1분기 평균 25만7000명 늘었고, 2분기엔 32만4000명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6월(36만명)과 7월(36만7000명)에도 이런 흐름이 유지됐다.
주춤했던 소비심리도 살아날 조짐이다. 1분기에 전기 대비 -0.4%까지 위축된 민간소비가 2분기(0.7%) 들어선 눈에 띄게 회복됐다. 1년 전과 비교한 수출도 꾸준히 늘어 8월에는 7.7%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하지만 지표가 말하지 않는 체감경기 조사에서 한국 경제는 여전히 '한 지표 두 얼굴'이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항목별 지수를 종합한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석 달째 기준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하위 지수엔 미묘한 변화가 있다. 현재와 미래의 생활형편을 비관하는 응답자가 늘어 전월보다 현재생활형편지수는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지수는 1포인트 떨어졌다. 응답자들은 그러면서도 반 년 후 소비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생활형편에 방점을 두면 이 결과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지만, 총지수와 소비 전망은 '지갑을 열겠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의 경기 인식도 마찬가지다. 한은의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에서 제조업황지수는 73으로 여전히 기준치 100 아래였다. 그런데도 전월비 제조업황지수는 석 달 만에 상승 반전했고, 9월 업황전망지수도 4포인트 올랐다. 5월 이후 줄곧 내리막이었던 그래프의 방향이 달라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도 7월 이후 기업들의 경기 전망 지수는 회복세가 뚜렷했다. 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이 5개월째 이어졌지만, 9월 전망치는 94.4로 7월(90.7) 이후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표와 체감 사이에서 전문가들의 경기 진단도 엇갈린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최근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자동차 파업 등으로 생산이 제약됐지만 주요 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면서 객관적인 지표의 방향에 주목했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도 '온더그라운드(한국편)' 보고서를 통해 "2013년은 경기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수출과 내수가 하반기 한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간 연구소는 보다 신중하다. 김현욱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에 괴리가 있는 건 오랜 경기둔화로 기준점이 워낙 낮아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면서 "아래에서 위로 그래프의 방향이 바뀐다고 해서 경기 상황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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