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적어도 프로축구에서 아시아 무대의 주인은 한국이다. 'K리그 대표' FC서울이 그 명제의 진리값을 증명하기 위해 나선다.
서울은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사우디 메카 킹 압둘 아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알 아흘리(사우디 아리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알 아흘리전은 새로운 금자탑의 초석이 될 한판이다. 물론 상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데다, 이번에도 8강에 오를 때까지 무패(5승3무)를 기록했다.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의 사령탑이던 빅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타이시르 알 자심 등 현 사우디 대표팀 선수도 5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리그 득점왕 출신 빅토르 시모스로 대표되는 공격진에는 지난달 초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던 석현준까지 가세했다.
물론 서울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한다. K리그 클래식 최근 7연승의 쾌속 질주. 공격 듀오 데얀(데얀 다미아노비치)-몰리나(마우리시오 몰리나)가 건재하고, 미드필더 하대성과 수비수 차두리도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윤일록 고요한 김진규 고명진 김주영 김치우 김용대 등 주전 선수들도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간판 수비수 아디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유일한 흠인 정도다.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도 도전의 무대다. 최 감독은 대행 시절이던 2011년, 팀의 수장으로서 ACL에 처음 임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8강전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에 밀려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원정에서 소극적 경기 운영을 선택했다가 1-3으로 완패한 것이 화근이었다. 최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시의 초보적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라며 ACL에서의 설욕을 다짐해왔다. 같은 사우디 리그 팀을 상대로 약속을 실천할 기회다.
변수는 무더운 기후와 일방적 응원 등 중동 원정의 불리함.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다. 최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빡빡한 일정에 원정의 불리함까지 안고 있지만, 2년 전 나쁜 기억을 털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선수 변화보다는 수비를 먼저 튼실히하며 승리를 노릴 것"이라며 "급한 건 1차전 홈경기를 이겨야 하는 상대"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에 페레이라 감독은 "조직력을 무기로 서울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우리 팬들이 팀의 12번째 선수가 되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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