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에도 고위 간부 연봉엔 높은 인상률 적용..직원보다 최대 5배 상승폭 높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에도 고위 간부들 위주로 두둑한 임금을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 업체가 영업 일선 직원들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일 본지가 10대 증권사의 2013회계연도 1분기(2013년 4월~6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개 증권사 등기이사의 전년대비 임금 상승률이 직원보다 훨씬 높았다. 스톡옵션 등은 제외하고 기본 보수 및 성과급 만으로 산출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도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임금이 전년도 1억9900만원에서 3억4300만원으로 72.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은 8600만원이던 임원임금을 1억4100만원으로 63.95% 상향조정했다. 이밖에 하나대투증권(20.88%), 미래에셋증권(10%), 삼성증권(5.18%) 등도 등기이사의 임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DB대우증권은 7억8800만원에서 7600만원으로 등기이사의 임금을 90.36% 대폭 삭감했다. 대신증권(-17.5%), 현대증권(-6.67%), 동양증권(-2.41%)도 임금을 낮췄다. 등기이사의 임금을 올린 증권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좋았던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개사다. 반면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개 증권사는 전년대비 실적이 급감했다.
◆임원 임금 상승폭, 직원보다 많아=등기이사의 임금 상승폭이 직원 임금 상승폭을 웃도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증권은 임원임금이 5.18% 증가했지만 직원임금은 15%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임원임금은 63.95% 늘었지만 직원임금은 21.05%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임원임금이 72.36% 증가했지만 직원임금은 12% 줄었다.
한편 직원임금과 임원임금의 격차가 가장 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1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증권(12배), 동양증권(10배),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8배), 하나대투증권(6배) 등의 순이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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