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원자력발전소 비리 사태가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조짐이다. 원전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은 이명박정부의 권력 실세로 분류되는 이른바 '영포라인(경북 영일ㆍ포항 출신)' 원전 브로커와 여권 고위 당직자 출신을 연이어 구속했다.


특히 이들은 이명박정부 '왕차관'으로 불리며 권력 핵심에 있었던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거론하면서 업체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80억원을 받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져 원전 비리 파문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문제의 업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 수처리 관련 대규모 설비를 공급한 한국정수공업이다.

원전 비리 수사단(단장 김기동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은 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원전 부품 업체들의 납품을 주선하고 한수원 고위직 인사 청탁 등의 대가로 관련 업체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 출신 이모(51)씨를 구속했다. 이씨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부산지법 동부지원 권기철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3일 같은 혐의로 영포라인 출신의 원전 브로커 오모(55)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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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2006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원이 된 이듬해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일하면서 박 차관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브로커 오씨와 공모하고 오씨가 받은 10억원의 일부를 챙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09년 초 한국정수공업 측에 "UAE에 수출하는 원전에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려면 박 전 차관 등에게 인사를 하고 청탁도 해야 한다"며 80억원의 로비 자금을 요구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치권과 관가, 원전 업계에서는 원전 비리 사태가 어느 선까지 번질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UAE 원전 수출 당시는 물론 그 이전에도 원전 업계 순혈주의와 원전 마피아 활동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업계는 물론 관가와 정치권까지 검찰의 사정권 내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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